세종대 자유전공학부 지웅배 교수, 외계 문명의 과학 발전 가능성 탐구한 천문학 연구 발표

세종대 자유전공학부 지웅배 교수, 외계 문명의 과학 발전 가능성 탐구한 천문학 연구 발표

입력 2026.11.03 14:55

-외계행성의 천문학적 환경과 과학 발전의 관계 분석…‘디벨롭멘터빌리티’ 개념 제안
-이웃 행성의 역행 운동 관측 가능한 외계행성 2곳 발견…국제학술지 MNRAS 게재

▲ 지웅배 교수

세종대학교(총장 엄종화) 자유전공학부 지웅배(사진) 교수가 외계행성의 천문학적 환경이 지적 생명체의 과학 발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천문학 학술지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MNRA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탐색하는 기존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계행성에서 탄생한 지적 생명체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천문학적 조건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외계생명체 탐사는 주로 행성의 온도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 등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적 조건에 초점을 맞춰왔다. 천문학에서는 이를 ‘생명 거주 가능성(Habitability)’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해서 반드시 과학과 기술이 발달한 문명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생명체의 생존에 적합한 환경과 지적 생명체가 우주를 관측하고 이해하며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 교수는 기존의 생명 거주 가능성 개념을 확장한 ‘디벨롭멘터빌리티(Developmentability)’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외계행성의 천문학적 환경이 그곳에서 탄생할 수 있는 지적 생명체의 우주관 형성과 과학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연구에서 주목한 천문학적 현상은 ‘겉보기 역행 운동(Apparent Retrograde Motion)’이다. 이는 지구에서 화성이나 목성과 같은 행성을 관측할 때, 행성이 평소 이동하던 방향과 반대로 잠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역행 운동은 인류의 우주관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관측적 단서가 됐다. 과거 지구중심설에서는 행성의 복잡한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정교한 궤도 모형이 필요했지만, 지구와 다른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서로 다른 속도로 공전한다는 태양중심설을 통해 이를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었다.

지 교수는 이러한 역행 운동이 다른 외계행성에서도 관측될 수 있는지 분석했다. 외계행성에 가상의 관측자가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그곳의 밤하늘에서 이웃 행성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계산한 것이다.

이를 위해 NASA 외계행성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다중행성계의 궤도와 물리적 특성을 활용했다. 특히 역행 운동의 발생 여부뿐 아니라 지속 시간과 겉보기 이동 규모, 행성의 밝기, 중심 별과의 각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제로 맨눈 관측이 가능할지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생명체가 거주할 가능성이 있는 암석행성 가운데 이웃 행성의 뚜렷한 역행 운동을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두 가지 사례를 찾아냈다.

첫 번째는 지구에서 약 16광년 떨어진 GJ 1002 행성계다. 이 행성계의 GJ 1002 b에서 밤하늘을 바라볼 경우, 이웃한 GJ 1002 c의 역행 운동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두 번째는 지구에서 약 12.5광년 떨어진 티가든의 별(Teegarden's Star) 행성계다. 이곳의 c 행성에서도 이웃한 d 행성의 역행 운동이 맨눈으로 관측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 행성계는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관측자의 위치로 설정된 GJ 1002 b와 티가든의 별 c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을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외계행성이다.

다만 이번 연구가 해당 행성들에 실제로 외계생명체나 지적 문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또한 역행 운동을 관측할 수 있다는 조건만으로 과학 문명의 발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외계행성의 천문학적 관측 환경을 지적 생명체의 과학 발전 가능성과 연결해 분석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인류가 밤하늘의 행성 운동을 관측하며 우주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켜 왔듯이, 외계행성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문학적 현상 역시 그곳에서 탄생할 수 있는 문명의 과학적 사고와 우주관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TI)의 관점을 단순히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행성을 찾는 것에서 나아가,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문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천문학 학술지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MNR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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