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가위로 올레산 90% 넘는 세계 최고 수준 콩 개발
- 농촌진흥청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개발사업 지원 성과
세종대학교(총장 엄종화) 바이오산업자원공학과 김현욱(사진) 교수 연구팀은 CRISPR/Cas9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올레산 함량이 최대 90.2%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올레산 콩 계통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12.8로 식물과학 분야 상위 2.6%에 해당하는 국제학술지 《Plant Biotechnology Journal》 9월 14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일반 콩기름의 올레산 함량은 약 20%이며, 산화되기 쉬운 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의 비율이 높다. 이들 지방산은 고온에서 조리하거나 장기간 저장하면 쉽게 산화돼 기름의 맛과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 반면 올레산은 열과 산화에 비교적 안정한 단일불포화지방산으로, 함량이 높을수록 식용유의 저장성과 가공성이 향상된다.
올레산은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포화지방을 올레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해 섭취하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콩은 올레산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포화지방산도 크게 감소해 건강을 고려한 식용유 원료로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올레산을 리놀레산으로 전환하는 FAD2 유전자와 포화지방산 축적에 관여하는 FATB 유전자를 동시에 편집했다. 콩에는 기능이 비슷한 유전자가 여러 개 존재하기 때문에 일부 유전자만 제거해서는 원하는 지방산 조성을 얻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주요 유전자인 GmFAD2-1A와 GmFAD2-1B뿐 아니라 GmFAD2-2B, GmFAD2-2C 및 GmFATB1a까지 조합해 편집하고, 여러 세대에 걸쳐 우수 계통을 선발했다.
그 결과 올레산 함량은 일반 콩의 약 20%에서 최대 90.2%까지 증가했다. 반면 산화되기 쉬운 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은 각각 1%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포화지방산도 일반 콩보다 40% 이상 줄었다. 이는 건강상 이점과 산화 안정성을 함께 갖춘 고품질 식용유 생산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일부 고올레산 계통에서는 종자의 전체 지방산 함량도 일반 콩보다 약 7~24% 증가했다. 총 805개 종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올레산 함량이 높을수록 전체 지방산 함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지방산 조성의 변화가 종자 성숙기에 저장지방을 분해하는 SDP1 유전자의 발현을 낮춰 더 많은 기름이 종자에 남도록 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올레산 콩기름은 고온 조리에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기름의 교체 횟수와 폐기량을 줄이고 식품의 품질 유지와 유통기한 연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향후 우수 품종으로 개발될 경우 가정용 식용유뿐 아니라 외식 및 식품가공 산업에서 가공 비용을 절감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고올레산 원료를 국산으로 대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올레산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동시에 산화에 취약한 지방산과 포화지방산을 크게 낮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수량성과 재배 안정성을 검증해 품종으로 개발한다면 심혈관 건강을 고려한 고품질 식용유 생산과 고올레산 원료의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전자 교정은 외래 유전자를 넣지 않고 자연적 돌연변이와 유사한 유전적 변화를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국민과 환경에 대한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하면서 과학적 근거에 따라 심사와 승인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국내 종자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 농산물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고품질 식용유용 콩 품종 개발과 국내 신육종 기술의 산업화 기반을 확대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