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개념 음이온교환막 개발로 '환원극 침수 및 염 석출' 고질적 난제 해결
- 상용막 대비 성능 1.8배 향상 및 200시간 연속 운전 검증… 세계적 학술지 'Joule' 게재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원료로 바꾸는 전기화학적 전환 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아 온 '환원극 침수 및 염 석출' 문제를 소재 설계 단계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한 연구 성과가 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Joule (IF 37.1)에 발표됐다.
중앙대(총장 박세현) 화학공학과 안상현 교수, 남인호 교수 연구팀은 포항공과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고분자 주쇄에 알킬 사슬을 삽입한 새로운 구조의 음이온교환막(PBFA-QA)을 이용하여 환원극 침수 및 염 석출 문제를 해결했다.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 기술은 발전소와 산업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일산화탄소, 에틸렌 등 고부가 화학원료로 전환하는 탄소중립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막전극 접합체를 활용한 전해셀은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방식으로 평가되지만, 장시간 운전 시 산화극 쪽의 양이온이 막을 통과해 환원극으로 넘어가는 '양이온 크로스오버'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환원극에 물이 과도하게 고이고 흰색의 염이 석출되면서 촉매 표면을 막아, 수십 시간 만에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오랜 난제였다.
연구팀은 이 문제의 해법을 '막의 분자 구조'에서 찾았다. 기존 방향족 고분자 골격은 구조가 뻣뻣해 이온 전달 통로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는데, 연구팀은 폴리(비스플루오렌) 주쇄 사이사이에 유연한 알킬 사슬을 끼워 넣어 고분자의 회전 자유도를 크게 높였다. 그 결과 이온전달 작용기들이 스스로 뭉쳐 잘 발달된 '이온 클러스터'를 형성했고, 이는 ▲촉매층과의 접촉 특성 향상, ▲수분 함습량 및 이온전도도 증가, ▲도난(Donnan) 배제 효과 강화라는 세 가지 이점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특히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과 분자동역학(MD)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킬 사슬이 도입된 막에서는 칼륨 이온이 통과할 때 넘어야 할 에너지 장벽이 더 높고 넓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실제로 개발된 막의 칼륨 이온 투과 속도는 알킬 사슬이 없는 대조군 대비 약 2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성능 검증 결과도 뚜렷했다. 개발된 PBFA-QA 막을 적용한 제로갭 전해셀은 3.2 V에서 일산화탄소 부분전류밀도 331.7 mA/cm2와 96.8%의 패러데이 효율을 기록해,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상용막인 Sustainion X37-50 RT와 PiperION 대비 약 1.8배 높은 성능을 보였다. 내구성 측면에서는 200 mA/cm2 조건에서 200시간 연속 운전 후에도 92% 이상의 일산화탄소 선택도를 유지했으며, 종료 후 환원극에서 침수나 염 석출 흔적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동일 조건에서 상용막들을 활용한 전해셀은 수십 시간 내에 염 석출로 셀이 정지했다.
이번에 제시된 알킬 사슬 도입 전략은 특정 고분자에 국한되지 않고 이미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진 상용 음이온교환막 플랫폼에도 적용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 전환을 넘어 수전해와 연료전지 등 음이온교환막이 쓰이는 전기화학 시스템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 기초연구실·H2GATHER 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팅 자원을 활용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Joule'에 Effect of interstitial alkyl chain engineering of anion exchange membrane for improved CO2 electrolyzer란 제목으로 2026년 6월 24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에는 포항공대 임해량 박사, 중앙대 화학공학과 한경호 박사·장서현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중앙대 화학공학과 황동영·유정민 박사과정생 등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 논문 게재 링크 : https://doi.org/10.1016/j.joule.2026.102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