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6.06.19 15:58
- 6월 26일(금) 연세대 성암관 민트(M.I.N.T.) 극장에서 개최
- 다큐멘터리 <부활하는 산하>와 <그대 부활하라, 민족의 꽃으로> 상영
- 이한열 열사의 피격 당일 모습이 담긴 영상 자료와 1980년대 대항 아카이브·영화운동의 의미 조명
연세대학교 비교사회문화연구소(소장 김예림)와 국어국문학과 BK21 FOUR 혁신·개방·공진화 지향 한국어문학 융합인재 양성 교육연구단(단장 조태린)은 6월 26일(금) 연세대 성암관 민트(M.I.N.T.) 극장에서 제3회 비교사회문화포럼 <카메라, 아카이브, 운동: 1980년대 대항의 기록과 다큐멘터리>를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약 40년간 유실되거나 잊혔던 두 편의 다큐멘터리 <부활하는 산하>(1986)와 <그대 부활하라, 민족의 꽃으로>(1987)의 발굴을 기념하고, 1980년대 대학 안팎에서 이루어진 기록과 영화운동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1부 상영회와 2부 학술발표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부활하는 산하>와 <그대 부활하라, 민족의 꽃으로>가 상영되며, 2부에서는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백문임 교수의 「혁명과 몽타주」, 동 대학원 이재린 박사과정생, 이은결 석사과정생의 「내셔널 아카이브를 사보타주하기, 혹은 대항 아카이브의 설계」 발표가 이어진다. 토론은 경희대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백태현 학술연구교수와 중앙대 영상학과 송은지 박사과정생이 맡는다.
<그대 부활하라, 민족의 꽃으로>는 이한열 열사의 피격 당일 모습이 영상으로 담긴 다큐멘터리다. 1987년 6월 9일 시위 중 이한열 열사가 손을 흔드는 모습이 연세영화패(현 연세대 영화동아리 프로메테우스)의 8밀리 카메라에 포착됐고, 이후 43분 분량의 추모영화에 담겼다.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을 주도했던 연세대 총학생회는 ‘故 이한열 열사 추모사업회’의 이름으로 이 영화를 제작했다. 연세영화패 출신 이정하 감독과 서울영상집단의 이효인 교수가 연출과 구성을 맡았으며,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센터 연구원이었던 강한섭 평론가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1980년 ‘광주’부터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까지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1987년 9월 28일 연고제 학술문화제의 일환으로 연세대 대강당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후 민족영화연구소 등을 통해 여러 기관에 배포됐으나, 그 후 39년간 공식적으로 자리매김된 적이 없었으며 한국영상자료원에도 등재되지 않았다.
1986년 연세대 총학생회가 기획하고 연세영화패와 함께 제작한 다큐멘터리 <부활하는 산하>가 최근 발굴된 것을 계기로 잊혔던 <그대 부활하라, 민족의 꽃으로>가 다시 알려지게 됐다. 이정하 감독이 연출을 맡았던 <부활하는 산하>는 2024년 그의 자택에서 8밀리 필름 형태로 발견됐다. 이후 한국영상자료원이 이 작품을 디지털화했으며, 2025년 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39년 만에 다시 상영했다.
<부활하는 산하>는 1986년 연세대 상영 직후부터 당국의 추적 대상이 됐고, 한국 ‘독립영화 탄압사’의 막을 올린 ‘<파랑새> 사건’의 계기로 한국영화사에 기록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다시 등장하면서 영화계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1980년대 연세영화패 관계자들과 백문임 교수 등 연구자들이 만나는 과정에서, “이 영화는 故 이한열 열사 추모사업회에서 제작한 것입니다”라는 크레디트가 붙은 <그대 부활하라, 민족의 꽃으로>의 존재도 확인됐다.
<그대 부활하라, 민족의 꽃으로>를 소장하고 있던 안훈찬(연세영화패 초기 멤버)은 올해 1월 한국영상자료원에 이 영화를 기증했다. <부활하는 산하>를 연구 중이던 연세대 백문임 교수팀은 이정하 감독과 당시 총학생회 집행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이한열기념사업회에 이 영화의 존재를 알렸다.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전환점인 1987년 전후에 연세대 총학생회, 연세영화패, 이한열 열사를 매개로 제작된 두 편의 다큐멘터리는 이렇게 공식 아카이브에 등재되며 일반에 공개될 수 있게 됐다. 한편 <부활하는 산하>의 기획·제작·상영 과정을 복원한 백문임 교수팀의 논문 「‘부활’한 다큐멘터리 <부활하는 산하>」는 지난 3월 학술지 『동방학지』에 출간된 바 있다.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군부독재 아래에서 가려지거나 억압됐던 역사적 사실과 시청각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민중가요와 내레이션을 더해 애도와 저항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두 작품은 ‘광주 비디오’를 비롯해 학내 집회를 일상적으로 기록했던 연세영화패, 5.3 인천항쟁 등을 촬영했던 서울영상집단, 이한열 열사 장례식을 촬영했던 대학영화연합 등의 영상 자료를 조립해 하나의 서사를 구성한다. 여기에 이한열 열사 장례식에서 울려 퍼진 문익환 목사의 조사, 노래 ‘벗이여 해방이 온다’, ‘그날이 오면’ 등의 음향 자료가 더해졌다. 두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정하 감독은 이후 서울영상집단과 민족영화연구소 등에서 활동했으며, 두 영화의 내레이션은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85학번들이 맡았다.
이번 제3회 비교사회문화포럼은 두 작품의 상영을 통해 1980년대 대학 영화운동과 대항적 기록 실천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는 자리다. 아울러 학술발표와 토론을 통해 당대의 영상 기록이 오늘날 아카이브와 역사 연구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이한열기념사업회뿐만 아니라 연세대 매체와예술연구소,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연세대 이윤재현대문화예술연구원, 한국문학연구학회, 한국연구재단 등의 후원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