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6.06.16 15:35
- ORAI1 칼슘채널 직접 결합 통해 세포막-소포체 접촉 부위 재편성 및 세포 노화 억제 기전 최초 규명
- 인삼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Ginseng Research 온라인 게재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생명공학과 권호정 교수 연구팀은 홍삼 유래 주요 사포닌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g3가 세포막 칼슘채널 ORAI1에 직접 결합해 세포 내 칼슘 신호와 세포소기관 접촉 구조를 재조절함으로써 세포 노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세포 노화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비가역적인 세포 성장 정지 상태로, 연령 관련 질환이나 암, 대사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연구팀은 2021년 발표한 연구를 통해 Rg3가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자가포식을 활성화하여 세포 노화를 완화한다는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Rg3가 어떤 분자 표적에 직접 작용하여 이러한 항노화 효과를 유도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그 분자적 출발점이 ORAI1 칼슘채널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Rg3가 단순한 칼슘 조절제가 아닌 ORAI1의 직접적인 분자 표적 리간드(molecular target ligand)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세포 열 이동 분석(CETSA)과 미세규모 열영동(MST) 분석, 분자 도킹 시뮬레이션을 통해 Rg3가 ORAI1 단백질의 세포외 루프에 위치한 특정 아미노산 잔기(LYS204, ILE229)에 직접 결합함을 밝혔다.
특히 실험에서 Rg3를 처리했을 때 소포체 칼슘 저장고의 고갈 없이도 세포질 내 칼슘 유입이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동시에 세포막과 소포체 간 접촉부위(ER-PM contact sites)가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ORAI1 활성화가 단순한 이온 이동을 넘어 세포소기관 간 물리적 상호작용까지 재편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유입된 칼슘은 하위 신호전달 경로인 AMPK와 NRF2를 활성화했으며, 항산화 단백질 HMOX1 발현을 증가시켜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유도되는 p21 발현을 억제했다. 그 결과 세포 노화 지표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항노화 효과가 확인됐다.
본 연구는 천연물 유래 저분자 화합물이 특정 이온채널에 직접 결합해 세포소기관 접촉 네트워크와 칼슘 항상성을 재구성함으로써 세포 운명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Rg3는 기존의 저장고 가동 칼슘 유입(Store-Operated Calcium Entry, SOCE) 기전과 달리, STIM1 매개 활성화 과정 없이 ORAI1을 직접 조절하여 채널 개방을 유도하는 비정형적(non-canonical) 조절 메커니즘을 최초로 제시했다.
권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삼 성분 Rg3의 항노화 효과를 설명하는 최초의 직접 분자 표적이 ORAI1임을 규명한 연구”라며, “특히 ORAI1을 매개로 세포막-소포체 접촉부위와 칼슘 신호 전달을 조절함으로써 노화를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한 만큼, 향후 노화 관련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신규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인삼 및 천연물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Journal of Ginseng Research(JCR Integrative & Complementary Medicine 분야 세계 3위, 상위 6.7%)’에 2026년 6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 사업, 연세대 ICONS 사업, BK21 Plus 사업, 교육부 및 서울특별시가 지원하는 서울 RISE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이수연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 고민정 연구교수가 공저자로, 권호정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