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6.06.01 10:12
- 소기관 접촉 부위 조절 및 자가포식 유도 차이에 따른 암세포 선택적 사멸 및 혈관 세포 보존 기전 제시
- 자가포식 분야 국제 학술지 Autophagy 온라인 게재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생명공학과 권호정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항상성 조절 샤페론 단백질인 VCP/p97 억제제가 소기관 접촉 부위를 조절하고, 이에 따른 칼슘 분포의 차이가 암세포와 혈관 세포에서 서로 다른 자가포식을 유도하여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기전을 규명했다.
세포 내에는 세포막 외에도 미토콘드리아, 소포체, 라이소좀 등 다양한 소기관이 존재한다. 이들은 약 10~30 nm 거리의 막 접촉 부위(Membrane Contact Site, MCS)를 통해 칼슘 이온, 지질, 대사산물 등을 교환하며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암세포는 무분별한 증식 과정에서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 합성 및 접힘에 관여하는 샤페론 단백질들을 고발현한다. 그중 VCP/p97(Valosin-containing protein, 이하 VCP)은 유비퀴틴화된 기질을 복합체로부터 분리 후 프로테아좀으로 전달해 단백질 항상성을 조절한다. 이는 암세포에 고발현돼 생존을 돕기 때문에 유망한 항암 치료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VCP 억제제가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정확한 분자적 기전은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항암제로 인해 암세포 주변의 정상 혈관 세포까지 과도하게 손상될 경우, 저산소 환경이 조성되어 암 성장을 돕고 약물 전달 효율을 떨어뜨리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VCP 억제제가 세포막-소포체-미토콘드리아 접촉 부위를 조절함으로써 암세포와 혈관 세포의 자가포식을 구분해 제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혈관 세포에 VCP 억제제를 처리하면 소기관 접촉 부위 조절을 통해 세포질 칼슘이 증가하고, AMPK와 TFEB 경로를 활성화하여 적응성 자가포식을 유도하여 단백질 항상성과 세포 생존을 유지했다. 반면, 대장암 세포는 VCP 억제제 처리 시 칼슘 항상성 유지에 실패하여 미토콘드리아 내 칼슘이 과도하게 축적되고, 자가포식 결함 및 세포 사멸이 유도되는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본 연구는 단백질 항상성 붕괴 스트레스 환경에서 소기관 접촉 부위 조절과 칼슘 항상성이 세포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증명했다. 특히, VCP 억제제가 암의 성장을 억제하면서도 동시에 정상 혈관은 보존할 수 있음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렇게 보존된 정상 혈관은 향후 종양 내 약물 전달 효율을 높여 항암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권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 항상성 붕괴 시 발생하는 소기관 접촉 부위의 변화가 세포 간 칼슘 분포와 자가포식 유도의 차이를 만들어내며, 결과적으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항암 기전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자가포식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Autophagy’(IF 14.3)에 5월 18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BRIC의 한빛사 논문으로도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 사업, 연세대 ICONS 사업, YFL, BK21 Four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고유빈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고민정 박사, Marius Ueffing 교수, 강혜진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