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인문학연구소, ‘일본 배상 사업과 동아시아 국민국가’ 제172회 학술집담회 개최

한림대 인문학연구소, ‘일본 배상 사업과 동아시아 국민국가’ 제172회 학술집담회 개최

입력 2026.05.28 16:24

- 한림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제172회 학술집담회 김웅기 교수 발표

▲ 김웅기 교수 발표
한림대학교 인문학연구소(소장 양태근)는 지난 5월 26일(화), ‘일본의 배상 사업과 동아시아 국민국가: 만주 발·일본 경유·한국 행의 총동원체제’를 주제로 제172회 학술집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담회는 한림대 일본학과 김웅기 교수의 발표를 통해, 1945년 해방과 패전이라는 역사적 단절을 가로질러 작동해 온 일본의‘제국적 연속성’을 인적·기술적·제도적 층위에서 추적하고 동아시아 국가 경제 발전 과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자리였다.
김웅기 교수는 만주국의 통제경제 모델과 식민지 조선의 인프라 구축 경험이 전후 일본의 배상 사업을 거쳐 한국의 발전국가 형성에 구조적 원형을 제공했음을 분석했다. 특히 '조선의 전력왕'으로 불린 『일본 질소』 출신의 기술자 구보타 유타카(久保田豊)는 패전 후 귀환 기술자들을 모아 민간 컨설팅 기업인 『일본 공영』을 설립하고 식민 시기 축적한 지형·수문 데이터와 인맥을 자본화했다. 이 자산은 베트남 다님댐 등 동남아 역무배상 사업 수주로 이어지며 일본 기업이 아시아 시장에 재진입하는 합법적 통로가 되었다.
발표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외화 지출 없이 자국 기업의 독점 수주를 보장한 '환류 시스템'은 역무배상에서 한일 청구권 자금, 그리고 ODA(정부개발조직)로 이름만 바뀐 채 동일 회로로 작동했다. 그러나 한국의 소양강댐 건설은 일본이 일방적으로 제안한 동남아 사례와 달리,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일본 공영』에 의뢰한 구조적 차이를 보였다. 설계 과정에서도 현대건설의 사력댐 변경 제안을 박정희 대통령이 추인하며 공사비를 3분의 1로 절감하고 기술적 자립을 이루었다.
양태근 인문학연구소장은 “이번 집담회는 기술과 제도의 연속성을 통해 동아시아 현대사 속에서 정치적으로 패전한 일본 제국의 기술 자본 제국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했다. 아울러 참여한 교수진들도 "기술 전문가들이 효율과 합리성의 언어로 어떻게 정치적 결정을 ‘기술적 필연’으로 치환하며 구조를 지속시켜 왔는지 읽어낼 수 있었다"라며 이번 집담회가 지닌 학술적 의의를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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