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6.04.10 14:42
서강대학교(총장 심종혁) 기술경영전문대학원(원장 문성욱)이 주최하고 ‘데이터경제포럼’이 주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한 『제7차 데이터 경제 컨퍼런스』가 2026년 4월 10일(금)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데이터가 여는 미래 의료: 대학 과학기술사업화의 전략과 과제(The Future of Medicine Powered by Data: Strategies and Challenges for University Research Venturing)’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약 100여 명의 산·학·연·관 전문가가 참석한 이번 컨퍼런스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대학과 대학병원이 AI 바이오헬스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기존 특허 중심의 기술이전 구조와 분산된 데이터 거버넌스가 성과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 기조발표: ‘대학이 쥔 열쇠, 데이터 거버넌스라는 자물쇠’
문성욱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데이터경제포럼 대표)은 기조발표에서 두 가지 핵심 질문을 제시하였다. 첫째, ‘데이터 경제 시대, 대학의 기술사업화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둘째, ‘한국의 구조적 강점을 AI 바이오헬스 사업 성과로 전환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문 원장은 한국이 GDP 대비 5%의 세계 최고 수준 R&D 투자, 전 국민 건강검진과 단일보험 체계에서 나오는 구조화된 건강데이터, 세계 최초 디지털의료제품법 등 강력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학이 핵심 데이터를 생산하면서도 AI 연구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데이터 패러독스’가 존재한다고 진단하였다. 또한 기존 기술이전조직(TTO)이 특허 및 라이선싱에 집중하느라 데이터 및 알고리즘 기반의 새로운 사업화 경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AI 기반 신약개발·의료기기·디지털헬스·정밀영양 분야별로 대학의 역할, 데이터 성격, 사업화 경로가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AI 기반 바이오헬스’ 분야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하나의 사업화 전략, 하나의 의료데이터 정책’을 고수하는 것이 성과 전환의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데이터 소유권 외에 Open Science와 기술사업화 간 본질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우리가 고려할 필요가 있는 모델로 정밀영양 분야에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ing’s College London)의 Tim Spector 교수가 30년간 축적한 코호트 연구를 기반으로 정밀영양 기업 ZOE를 창업하고, 소비자 데이터가 학술 연구로 환류되고 동시에 ZOE의 모델 정확성을 높이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모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하였다.
■ Session 1: 대학의 기술사업화와 데이터 거버넌스
최경진 가천대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가 좌장을 맡은 제1세션에서는, IQVIA Korea 정수용 대표가 AI 기반 신약개발에서의 데이터 활용 전략을 발표하였고, 박상민 서울대 의대 교수는 ‘AI 3.0 시대, AI 의료기기 기술사업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박 교수는 좋은 의료 AI의 3가지 요건으로 ‘임상적 유용성·정확도·설명가능성(eXplainable AI)’을 제시하고, 안저(眼底) 사진만으로 동맥경화를 진단하는 ‘기회진단 AI’ 솔루션이 10만 명 대상 실증임상 및 식약처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완료한 사례를 소개하였다. 아울러 AI 1.0(전문가 시스템)에서 AI 3.0(파운데이션 모델·생성 AI)으로의 세대 전환을 설명하며, 한국형 의료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K-Health Cloud’ 4대 핵심 패키지(클라우드 AI 병원정보시스템, 국민건강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AI 플러그인, AI 코파일럿)를 통한 글로벌 표준화 전략을 제안하였다.
■ Session 2: AI 기반 헬스케어, 정밀영양, 데이터 경제
강건욱 서울대 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제2세션에서는, 민경필 케어마루나 부대표(前 KB헬스케어 CSO)가 ‘헬스케어 산업에서 AI-Native의 부상’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민 부대표는 한국이 5,143만 명 전국민 건강보험 데이터, 15억 건 이상의 심사결정 건수 등 세계적 의료 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나, 43.3%의 법적·제도적 제약과 37.5%의 규제 모호성이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의료의 미래는 ‘어떤 AI 솔루션을 구매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병원을 AI-Native하게 재설계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였다.
김재겸 고려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정밀영양과 데이터 경제: AI/유전체/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개인화 영양 플랫폼’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김 교수는 유전자-영양소 상호작용(Nutrigenomics)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개인화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질병 예측 모델의 전문가 평가 결과를 공유하였다. 바이오인포매틱스가 정밀영양 실현의 핵심 인프라이며, AI 기반 플랫폼이 복잡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실행 가능한 통찰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 패널 토론: 데이터 경제 시대, 대학 기술사업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에서는 민경필 부대표, 박상민 교수, 양성일 서울대보건대학원 연구교수(前 보건복지부 1차관), 정병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최상대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前 OECD 대사) 등 대학, 산업, 정부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데이터 거버넌스 혁신, Open Science와 기술사업화 간 갈등 관리, 부처 간 연결과 조정 방안 등을 논의하였다.
문성욱 원장은 폐회사에서 “데이터가 여는 미래 의료의 열쇠는 대학과 대학병원이 쥐고 있으며, 그 열쇠가 작동하려면 데이터 거버넌스라는 자물쇠와 맞아야 한다”라며, 대학의 역할을 IP 중개자에서 데이터 생산·활용 중개자로, 기관별로 분산된 거버넌스를 활용 중심의 ‘연결과 조정’으로, Open Science와 사업화 간 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