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6.04.08 13:34
-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주년 헌정 전시 성황… 12년의 여정, 44점의 미소로 피어난 평화
- 파비안 관장 개막식서 깜짝 발표 “양종훈의 선한 영향력과 인류애, 다큐 영화로 기록할 것”
- 소년원 가족사진·참전용사·제주 4.3 등 소외된 곳 비춘 양종훈의 30년 궤적, 오스트리아 감독이 담는다
상명대(총장 김종희) 디지털이미지학과 양종훈 석좌교수의 ‘교황님의 미소’ 사진전이 예술의 도시 비엔나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한국 시간 7일 오전 2시, 비엔나 툴립 아트 갤러리(Toolip Art Gallery)에서 열린 개막식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한국 사진가의 인본주의적 철학에 매료된 현지 문화계가 그의 삶을 영화화하겠다고 선언하는 파격적인 현장으로 변모했다. 이번 개막식에는 각국의 저명인사 150여명이 참석해 양종훈 교수의 전시를 빛으로 물들였다.
이번 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주년을 기리며 양 교수가 12년간 기록해 온 교황의 자애로운 모습을 세상에 봉헌하는 자리다. 2014년 서울 방문 당시 오직 양 교수의 카메라만이 포착했던 기적 같은 강복 장면부터, 2023년 몽골 사목 방문 현장에서 다시 만난 교황의 환한 미소까지 총 44점의 작품이 공개되었다.
전 세계가 갈등으로 고통받는 시기에 공개된 교황의 해맑은 미소는 현지 성직자들과 비엔나 시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선사했다. 개막식에는 주오스트리아 한국 대사 겸 주빈 국제기구 대표부 함상욱 대사를 비롯해 신동호 비엔나 한국문화원장, 이덕호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전시의 백미는 툴립 아트 갤러리의 파비안(Fabian) 관장의 발표였다. 그는 축사 도중 “양종훈은 한 사람이지만, 그가 행하는 선한 일들은 수천 명의 삶을 바꾸고 있다”며, “그의 예술적 성취와 사회적 헌신을 기록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영상 다큐멘터리 팀을 이끌고 조만간 한국을 방문, 양종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비안 관장은 특히 양 교수가 지난 30년간 묵묵히 이어온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기록들에 주목했다. 영화에는 ▲가족 해체의 아픔을 겪는 소년원 아이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어주며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가족사진 프로젝트’ ▲잊혀가는 6.25 참전용사들의 기록 ▲제주 4.3 피해자 및 유족들을 위한 장수 사진 봉사 ▲국가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해양경찰과 군인들의 일상 등이 핵심 에피소드로 담길 예정이다.
이번 전시와 영화 제작 결정은 한국 사진가 양종훈의 시선이 유럽 지식인 사회에 깊은 공명(共鳴)을 일으켰음을 의미한다. 함상욱 대사는 “교황님의 미소가 양 교수의 렌즈를 통해 비엔나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현장을 보며 한국 사진 예술의 위상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양종훈 교수는 “비엔나의 부활절 공휴일을 경험하며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느꼈고, 교황님이 실천하신 인류애를 제 남은 삶의 이표로 삼겠다 다짐했다”며, “부족한 저의 삶을 영화로 기록하겠다는 파비안 관장의 제안에 깊은 감사를 느끼며, 앞으로도 낮은 곳을 향한 기록을 멈추지 않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교황님의 미소’ 전시는 4월 16일까지 이어지며, 하비 조진(전 백악관 고문)이 참여하는 패널 토론과 바이올리니스트 등 아티스트들이 헌정 콘서트 등 풍성한 문화 행사가 비엔나의 봄을 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