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총장 심종혁) HUSS 포용사회 사업단은 오는 21일(토) 14시에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102호에서 동양사학회, 역사교육연구회, 역사학회, 한국서양사학회와 함께 ‘한국의 사회적 포용과 세계사 교육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 개최의 배경에는 세계사교육이 조용히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최근 역사교육 활성화 방안 논의는 한국사, 특히 근현대사 중심으로 수렴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많은 이들이 한국사 교육, 그중에서도 한국 근현대사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핵심이라고 인식하는 반면, 세계사교육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이거나 선택적인 영역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한국의 전근대사, 세계사교육은 점점 더 교육과정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교과 간 비중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사회적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우리 사회가 고난을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룩한 한국 근현대사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가르쳐야 할 중요한 내용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한국 근현대사만으로 오늘날의 복합적인 사회 문제와 세계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충분히 길러낼 수 있는지는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근현대사 중심의 역사교육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사 교육을 현재성, 민주시민 양성이란 당위성으로 인식할 경우, 도덕적 평가가 역사적 해석을 압도하여 역사적 사고를 지닌 민주시민 양성이란 목적에 어긋날 수도 있다는 지적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사회 내부의 역사 갈등조차 점점 더 국제적 맥락과 얽히고 있으며, 경제·외교·문화·환경 문제는 이미 국경을 넘어 전개되고 있다. 그럼에도 역사교육이 민족 단위의 서사와 관점, 한국 현대사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학생들은 한국사와 세계를 이해하는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성장할 위험이 있다. 이는 비판적, 포용적 사고를 지닌 시민, 나아가 세계적 인재로 성장하는 데 장애로 작용할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세계사교육은 한국사의 보조 교과가 아니며 세계사는 ‘우리’만의 이야기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를 다룬다. 서로 다른 사회가 충돌하고, 경쟁하고, 타협해 온 과정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원인과 선택의 과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교육은 특정 결론을 강요하지 않으며 왜곡되고 편파적인 관점을 극복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의 폭을 넓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올바름’을 주입받거나 사실을 많이 아는 학생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놓고 판단할 수 있는 학생이다. 이번 학술회의는 세계사교육이 비판적 사고를 거친 포용적 인재를 양성하는 핵심 교과의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세계사교육의 위기는 교육과정 편성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한국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한국사와 세계사를 경중이나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과 역할을 가진 역사교육의 축으로 균형 있게 구성할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변화가 빠른 세계화의 시대에 요구되는 역사교육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며, 갈등을 단순한 찬반이 아닌 조정 가능한 문제로 사고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유수의 학회와 사업단이 연합한 이번 학술회의는 특정 교과의 확대를 요구하는 논의가 아니라, 한국사와 세계사를 함께 놓고 역사로서 사고하는 능력을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를 묻는 자리다. 세계사교육은 더 이상 관심 밖의 교과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다루고 포용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수적인 사고의 자원을 제공하는 교육 영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학술회의의 취지 가운데 하나이다. 이 학술회의는 한국 사회가 갈등을 넘어 포용 사회로 나아가는 데 세계사교육이 할 수 있는 역할과 가능성을 타진하고 논의하는 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