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6.01.08 09:34
- 경인여자대학교에서 시작된 한 유학생의 성장 이야기
경인여자대학교 외국인 직원 사란치멕 씨가 지난 2025년 12월 ‘2025년 전문대학 우수직원’으로 선정되어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온 유학생이 대학의 구성원으로 성장해 국가가 인정하는 교육 분야 최고 수준의 표창을 받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경인여자대학교가 지향해 온 교육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초원과 맑은 하늘의 나라 몽골에서 온 사란치멕씨의 여정은 2006년 8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 땅을 밟으며 시작됐다. 그가 선택한 곳은 경인여자대학교 한국어학당이었다. 당시 그는 언어도 문화도 낯설었지만, 경인여대는 어학공부를 넘어 낯선 나라에서 처음 만난 삶의 터전이 됐다. 교직원과 한국어 교사들의 세심한 관심과 지원 속에서 그는 조금씩 한국 사회에 적응해 나갔다.
“외부에서 혼이 나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학교로 돌아오면 항상 제 편이 되어 주셨어요.” 사란씨의 기억 속 경인여자대학교는 언제나 보호받는 공간이 되어주었다.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문화체험 활동은 한국이 ‘공부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든 전환점이었다.
그는 유학생에 머무르지 않았다. 2008년부터 몽골 유학생이 점차 늘어나면서 그는 경인여자대학교의 외국인 학생 지원 업무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인턴과 계약직 근무를 거쳐 2014년부터 현재 까지 대학의 정식 직원으로 재직 중이다. 처음에는 같은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경험이 외국인 학생들의 입학, 비자, 기숙사, 생활 적응, 졸업까지 대학 생활 전반을 함께 책임지는 역할로 확장됐다.
사란 씨는 경인여자대학교를 “작은 사회이자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표현한다.
아픈 학생과 함께 병원에 가고,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을 들어주고, 졸업 후 취업 소식을 전해 들을 때까지 함께하는 일상이 반복됐다. 특히 힘든 시간을 지나 항공사 승무원으로 취업한 졸업생을 비행기 기내에서 다시 만났을 때,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들으며 그는 이 일이 사람의 삶을 돌보는 교육의 연장선임을 실감했다.
오랜 고민 끝에 한국 귀화를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한국은 더 이상 ‘외국’이 아닌 삶의 중심이 되었고, 경인여자대학교는 그가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공간이었다. 도움을 받던 유학생에서, 이제는 누군가를 돕는 대학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그 선택의 배경이었다.
교육부장관상 수상 소식은 중국 내몽골 출장 중 택시 안에서 전해졌다. 기쁨보다 먼저 떠오른 것은 함께 학생들을 돌봐왔던 동료들과, 경인여자대학교에서 보낸 시간들이었다. “이 상은 혼자 받은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했다. “사란, 잘하고 있어.”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이번 수상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경인여자대학교가 지향해 온 ‘국적을 넘어 사람을 키우는 교육’, ‘배경보다 가능성을 먼저 보는 교육’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사란씨는 말한다. “경인여자대학교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공부하러 오는 학교이기 전에,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집 같은 공간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러 왔던 유학생이, 경인여자대학교의 구성원이 되어 교육부장관상까지. 한 사람의 성장사는 오늘도 경인여자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도전을 조용히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