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연세대, 국제 운동-암 심포지엄 성료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연세대, 국제 운동-암 심포지엄 성료

입력 2025.12.10 15:59

- NEJM 임상 근거·국내 적용 사례 공유
- 한국형 암 생존자 운동 가이드라인 필요성 제기

▲ 라운드테이블 ‘Exercise Oncology Talk: From Global Evidence to Korean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 진행 모습
▲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게오르크 바우어(Georg Bauer) 취리히대 교수
▲ 암 생존자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논의하는 장면
연세대학교가 12월 5~6일 ‘제4회 Yonsei Exercise Oncology & Salutogenesis Symposium’를 개최하고, 운동이 암 치료 과정에서 ‘부가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치료 요소’라는 국제적 임상 근거와 국내 현장 경험을 공유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온라인·오프라인으로 7개국 이상에서 약 370명이 참여했으며, 의사·간호사·물리치료사·운동전문가 등 다양한 직역이 참석해 운동종양학의 실제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캐리 S. 코르네야(Kerry S. Courneya) 앨버타대 운동종양학 교수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치료를 마친 환자 889명이 3년 동안 빠르게 걷기 등 중등도 운동을 주 3~5회 실천했을 때 암 재발 위험이 약 28%, 5년 사망 위험이 약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네야 교수는 “운동이 항암제에 준하는 의미 있는 임상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는 항암치료를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표준 항암치료에 운동을 반드시 더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이 메시지가 운동을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표준 치료의 필수 구성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는 전환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현실과 한계도 논의됐다. 현재 암 생존자는 약 250만 명에 이르지만, 의료기관에서 암 생존자가 운동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매우 제한적이다. 운동치료가 물리치료 중심으로 국한된 경우가 많아 의료기관만으로는 대규모 암 생존자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근거는 충분히 확보된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병원-지역사회-생활체육을 연계한 전달체계”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임상 현장에서 확인된 적용 사례도 공유됐다. 이동원 연세대 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유방암 재건 수술 환자에게 총 4회 내외의 운동 교육을 제공하자 상지 기능 회복 속도가 유의하게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강샘이 가천대 간호학과 교수는 직장암 수술 후 극심한 배변 장애로 정상 생활이 어려웠던 경험을 소개하며, 전용관 교수가 개발한 운동프로그램을 적용한 뒤 단 2회의 교육만으로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발표자들은 운동의 효과만큼이나 암 생존자가 운동을 실제로 배울 수 있는 시스템 부재가 국내 최대 병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병인론(Pathogenesis, Origin of Disease)이 아닌 건강기원론(Salutogenesis, Origin of Health)의 관점에서 암 생존자 케어를 바라보는 논의도 이어졌다. 건강기원론 단체의 세계 회장인 게오르크 바우어(Georg Bauer) 취리히대 교수는 “주요 사망 원인이 감염병에서 생활 습관 기인 대사·만성질환으로 이동했다”며 “환자 치료와 케어에는 운동과 식습관 개선 같은 생활 습관 변화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날 마지막 세션에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 ‘Exercise Oncology Talk: From Global Evidence to Korean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에서는 한국형 암 생존자 운동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해외에서는 신체활동 권고가 구체화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이를 뒷받침할 체계가 부족해 의료진과 운동전문가가 공유할 ‘공통 언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연세대는 향후 워킹그룹을 구성해 세부 로드맵을 마련하고, 임상과 지역사회를 잇는 실행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암 생존자 250만 시대에 운동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며 “몇 차례의 운동 교육만으로도 수술 부작용과 신체 기능이 개선되고 재발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국내 의료 시스템에서 운동을 어떻게 제공할지 정부와 기관이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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