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12.09 10:26
- 연세대–KIST 공동연구 성과, AI 분야 국제 최상위 학술지 게재
- 종양 변형을 수 밀리초 단위로 예측하는 DeformGNN 모델 개발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수학계산학부(계산과학공학) 윤경호 교수 연구팀이 MRI 기반 생검 과정에서 발생하는 종양 위치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가시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유방암 생검의 정확도와 임상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 의과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공동연구로 수행됐으며, 연구에는 윤경호 교수팀의 이경현 석사과정 연구원을 비롯해 신용민 박사, 신민우 교수, 김지훈 교수, 임성환 박사, 신원용 교수가 참여했다.
유방암 진단에서 MRI는 가장 높은 정확도를 가진 영상기법 중 하나로, 다른 영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병변의 절반 이상을 탐지할 수 있다. 그러나 MRI 유도 생검은 높은 비용, 긴 검사 시간, 장비 사용 제약 등으로 인해 실제 임상에서는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MRI 촬영은 사전에 진행하고 생검은 MRI실 밖에서 시행하는 ‘간접 MRI 유도 생검’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생검 과정에서 발생하는 종양 위치 및 형상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윤경호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유한요소(FE) 기반의 조직 변형 데이터를 MRI로부터 생성하고, 이를 학습한 새로운 그래프 신경망 모델인 ‘Deformation-aware Graph Neural Network(DeformGNN)’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외부 압박으로 인해 변형된 유방 표면의 움직임만을 입력으로 받아, 조직 전체의 변형과 종양 위치 변화를 수 밀리초(ms) 단위로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깊이 센서를 활용해 쉽게 측정할 수 있는 표면 변형 정보만으로도 실시간 종양 위치 예측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 제안된 모델은 종양 위치 변위 오차를 평균 0.2mm 수준으로 억제했으며, 실제 변형된 종양 영역과의 공간 일치도(DSC)에서도 0.977이라는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또한 기존 유한요소 해석 대비 약 4,000배 이상 빠른 속도(평균 5ms 이내 추론)를 구현하며 정확도와 실시간성을 모두 확보했다. 이러한 성능은 팬텀 실험뿐만 아니라 실제 유방암 환자의 MRI 데이터에서도 일관되게 재현돼, 임상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고비용과 장시간이라는 기존 MRI 실시간 생검의 한계를 넘어, 종양 위치 추적의 정확성을 높이고 의료진의 생검 경로 결정을 한층 정밀하게 지원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시했다. 나아가 시술 시간을 단축하고 환자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깊이 카메라를 활용한 실시간 변형 측정 기술과 AR/VR 시스템을 결합해, 의료진이 종양 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며 생검을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정밀 의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경호 교수는 “생체 조직은 매우 유연하고 변형이 크기 때문에 기존 방식만으로는 종양의 실제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복잡한 조직 변형을 인공지능이 빠르게 예측해 주는 방식으로 MRI 기반 생검의 안전성과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인공지능 응용 분야의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Engineering Applications of Artificial Intelligence(IF 8.0, JCR 상위 2.5%)’ 2026년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