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11.05 14:52
- 영국 성공회 신부 리차드 러트의 기록과 사진으로 만나는 1950~70년대 한국의 풍경과 사람들
서울시립대학교(총장 원용걸) 박물관(관장 신희권)은 오는 11월 13일부터 2026년 9월 30일까지 2025년 기획전 「고양이 눈의 신부 리차드 러트가 그린 한국, 1954~1974」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선교사이자 한국학자였던 성공회 신부 리차드 러트(Richard Rutt, 1925~2011)의 삶을 소개하고, 그의 기록과 학문을 통해 70여 년 전 한국을 다시 만나는 자리이다.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은 1984년 개관 이래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며 대표적인 대학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박물관은 2025년을 맞아 지적 호기심과 시각의 확장을 목표로 해외 자료 수집을 본격화했으며, 그 일환으로 영국 더럼대학교 동양학박물관(The Oriental Museum, Durham University)과 버밍엄대학교 캐드베리연구소(Cadbury Research Library, University of Birmingham) 등에서 영국 선교 및 외교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이번 전시는 그 성과를 선보이는 첫 번째 기획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과 영국 더럼대학교 동양학박물관이 공동 주최하며, 더럼대학교가 사진 자료를 제공하고 서울시립대 박물관이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한국에서 리차드 러트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첫 전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리차드 러트는 1954년 한국전쟁 직후 한국에 와서 한국의 문학·역사·문화 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많은 글과 기록을 남겼다. 그는 한국 농촌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 『한국의 일과 나날(Korean Works and Days)』, 한국 시조를 영어로 번역한 대표작 『대나무 숲(The Bamboo Grove)』 등을 집필했으며, 여행을 즐기며 한국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은 많은 사진도 남겼다.
이번 전시는 그의 사진과 저작, 연구를 중심으로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리차드 러트와 노대영(盧大榮)의 사이」에서는 리차드 러트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과 주요 활동을 정리한다.
두 번째 섹션 「리차드 러트의 여행수첩」은 리차드 러트가 지적 호기심을 따라 혹은 아내 조안 러트(Joan Rutt)와 함께 떠난 여행을 ‘여행 수첩’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세 번째 섹션 「안중의 일과 나날, 그리고 사람들」에서는 1956년부터 1959년까지 평택 안중에서 사목하며 한국의 농촌에 깊숙이 들어가 그 삶을 관찰하고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70여 년 전 안중의 일과 나날, 안중 사람들을 되살린다.
마지막으로 「리차드 러트의 시조(時調) 번역과 한국학 연구」에서는 그의 주요한 연구와 저서를 소개하며, 특히 시조와 고전 소설 등 한국 문학 작품을 번역한 성과들을 소개한다.
신희권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이 세계 유수 기관들과 협력해 마련한 기획전”이라며 “리차드 러트의 눈을 통해 전쟁과 분단, 독재와 근대화의 파도를 넘어 여기 서 있는 우리의 70여 년 전 모습을 추억하고 상상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 개막식은 오는 11월 12일(수) 오후 4시에 열리며,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토·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한다. 관람 문의는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02-6490-6586~8)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