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10.30 10:32
- 개교 이래 단일 최고액…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습니다”
삼육대(총장 제해종)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알토스에 거주하는 재미동포 사업가 출신 노의용(제임스 노·James Rho) 장로로부터 미화 200만 달러(한화 약 28억 7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기부받았다고 밝혔다.
노 장로는 독실한 재림교인으로, 평생 성실과 나눔의 신앙을 삶 속에서 실천해 왔다.
이번 기부금 가운데 100만 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 100만 달러는 리빙트러스트(유언대용신탁) 형태로 이행된다. 이는 삼육대 개교 이래 단일 기부로는 최고 금액이다. 누적 기부액은 총 208만 달러(한화 29억 8700만원)에 달한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나 경남 사천 삼천포에서 자란 노 장로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소풍 가는 또래 친구들을 바라보며 “나처럼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꼭 돕겠다”는 다짐을 마음에 새겼다.
이후 고학으로 중·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1968년 삼육대 영어영문학과 1회생으로 입학했으나, 1학기 만에 학업을 중단했다. 1973년 아내 이선은 씨와 함께 각각 400달러씩 빚을 내 미국으로 이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민 초기에는 접시닦이로 일하며 시급 1달러 85센트를 받았다. 이후 청소업으로 전환해 3달러 25센트로 늘었고, 특유의 성실함으로 1년 만에 가장 신뢰받는 직원이 됐다. 곧 자신만의 청소회사를 세운 그는 일을 통해 사람을 돕는 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당시 미국은 한인 이민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노 장로는 견적서를 낼 때마다 조용히 기도했다. “이익은 남기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민 온 형제자매들에게 일자리를 주게 해주십시오”. 그는 실제로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최소화한 낮은 단가로 입찰했다. 이는 곧 저가 경쟁력으로 이어져 사업은 빠르게 성장해 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인 이민자들에게 조건 없이 도움을 베풀기도 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노 장로를 찾아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유를 묻지 않고, 갚을 날짜를 정하지도 않고 선뜻 돈을 내줬다. 물론 그렇게 돌아오지 않은 돈도 적지 않았다.
노 장로는 “주는 건 잘하지만 받는 건 서툴다. 아마 그게 복을 받는 비결인 것 같다”며 웃었다. “성경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쓰여 있지요. 살아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가정집 청소로 시작한 사업은 점차 대형 빌딩 관리로 확장됐고, 한때 5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노 장로는 후배 세대에게 “성실과 신앙이 인생의 두 기둥이었다“며 ”길은 반드시 열린다“고 강조했다.
노 장로는 “이제 내가 받은 은혜를 젊은 세대에게 돌려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해종 총장의 비전과 열정에 감동해 200만 달러의 거액을 삼육대에 쾌척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이선은 사모 역시 남편의 뜻에 깊이 공감하며 결심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노 장로는 “기금의 사용은 학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긴다”며 “삼육대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으로 더욱 우뚝 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해종 총장은 “사람을 키우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며 “장로님의 크고 귀한 결심은, 삼육대가 장로님처럼 봉사하고 헌신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헌신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