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언제부터 지금의 모습이었을까?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책의 혁명가’ 알도 마누치오展 개최

책은 언제부터 지금의 모습이었을까?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책의 혁명가’ 알도 마누치오展 개최

입력 2025.10.24 11:24

- 기획전 《천천히 서둘러라 : 알도 마누치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출판인》10.28~‘26.1.25
- 페트라르카, 단테, 보카치오, 에라스무스, 피에트로 벰보 등 르네상스 희귀본 대거 전시
- 국내 최초 마누치오 출판 가문 3대 출판 유산 집중 조명
- 국내 출판사와 협업한 북큐레이션 공간과 ‘미니북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코너
- 10월 26일, 이탈리아 국립도서관장의 특별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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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오는 10월 28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기획특별전《천천히 서둘러라 : 알도 마누치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출판인》을 개최한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이탈리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2024~25)를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로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Aldo Manuzio, 1449/1452~1515)’를 집중 조명한다. 
 󰡔지리학󰡕 󰡔폴리필로의 꿈󰡕 등 희귀본 및 세계 유일본 󰡔라틴어 문법󰡕 공개
 특히 이탈리아 로마 국립중앙도서관 및 베네치아 국립마르차나도서관과 협력해, 󰡔지리학󰡕(1482), 󰡔라틴어 문법󰡕(1493), 󰡔폴리필로의 꿈󰡕(1499),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의 가장 경건한 편지󰡕(1500), 󰡔베르길리우스 전집󰡕(1501), 󰡔지옥도(신곡)󰡕(1515), 󰡔데카메론󰡕(1522) 등 르네상스 출판 문화의 정수와 더불어, 서체와 편집 디자인을 통해 독서 문화의 혁신을 보여주는 세계 희귀본들이 공개된다.
또한 민음사, 시공사, 동아시아, 태학사, 윌라 등 국내 23개 출판사가 참여해 구성한 북큐레이션 공간과, 오디오북·전자책 등 책의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장도 마련했다.
‘출판계의 미켈란젤로’, 알도 마누치오
 알도 마누치오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출판인이자 인문주의자로,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인쇄 기술을 발명했다면 그는 책의 대중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베네치아에 알디네(Aldine) 인쇄소를 세우고, 고전 문헌과 당대 저작을 완성도 높은 출판으로 선보이며 근대 출판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휴대 가능한 작은 크기의 옥타보 판형을 도입하고 세계 최초로 기울어진 글자체인 이탤릭체(Italic) 활자를 인쇄해 유행시켰으며, 세미콜론(;), 어퍼스트로피(’), 쪽번호 등을 도입해 출판 형식을 혁신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세계 최초의 이탤릭체 인쇄본과 쪽번호가 도입된 서적, 그의 생애 마지막 출판물, 그리고 유럽 각지로 확산된 영향력을 보여주는 위조판 등이 함께 공개된다.
마누치오 출판 명문가의 영향력과 유산
 이번 전시는 마누치오 가문 3대에 걸친 출판 활동과 그 영향력을 집중 조명한다. 알도 마누치오는 로마 남쪽의 바시아노(Bassiano) 출신으로, 베네치아에서 알디네 인쇄소를 설립해 출판인으로 활동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들과 손자가 인쇄소를 이어받아, 교황의 명으로 로마시와 바티칸 인쇄소에서도 활동하며 가문의 출판 전통을 이어갔다.
 전시는 마누치오 가문의 출판 여정을 따라, 로마에서 베네치아를 거쳐 다시 로마로 이어지는 순환형 동선으로 구성되었다. 이탈리아가 새롭게 포함된 󰡔지리학󰡕에서 시작해, 약 300년간 가톨릭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성경과 1568년 로마 풍경을 담은 판화 등을 통해 출판 가문의 발자취를 소개한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꼽히는 󰡔폴리필로의 꿈󰡕과, 지옥을 세밀히 묘사해 초판본과 차이를 보이는 단테의 󰡔신곡󰡕 개정판 등 로마를 대표하는 희귀본도 함께 전시된다.
온 가족이 즐기는 다양한 체험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코너도 마련했다. 대표 체험으로는 ‘책갈피 만들기’와 ‘미니북 만들기’가 있다. 관람객은 이탤릭체 문자 스탬프를 찍어 나만의 책갈피를 만들고, 종이접기로 미니북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또한 국내 23개 출판사와 협업해 500여 권의 도서를 소개하는 북큐레이션 공간을 마련하고, ‘한 줄 감상평 릴레이’ 프로그램과 전자책·오디오북 등 다양한 독서 문화 체험도 함께 운영한다.
10월 26일에는 이탈리아 국립도서관장들의 전시 특별강연
 전시 개막에 앞서 10월 26일(일) 오후 2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강당에서 특별강연 <시간을 건너온 책들: 이탈리아 국립도서관장의 ‘책 이야기’>가 열린다.
이번 전시의 협력 기관이자 이탈리아 출판 문화의 핵심 기관인 로마 국립중앙도서관장과 베네치아 국립마르차나도서관장이 강연자로 나선다.
 두 관장은 르네상스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의 출판철학과 문화유산이 오늘날의 출판과 독서 문화에 던지는 의미를 탐구하며, 고전의 가치와 현대 책의 변화를 함께 조명할 예정이다. 강연은 한–이탈리아어 동시통역으로 진행되며, 참가 신청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누구나 무료로 할 수 있다(선착순 150명).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계자는 “르네상스의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는 오랫동안 소수만의 것이었던 책의 경계를 허물며 지식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며, “이번 전시가 ‘한 권의 책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처럼 책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 미래를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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