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9.16 09:58
- 뒤센 근이영양증, 남아 3500명 중 1명꼴 발생…호흡근과 심근 기능 저하로 조기 사망
- 저분자 기반 경구 치료제 AMC8012, 안전성 높고 생산·유통 확장성도 우수
- 배규운 대표 "글로벌 임상 가속화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 제시할 것"

숙명여자대학교(총장 문시연)는 약학부 배규운 교수가 창업한 애니머스큐어가 선천성 근육질환인 뒤센 근이영양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AMC801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AMC8012의 글로벌 임상 진입과 상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 ODD)은 미국 내 환자 수 20만명 이하의 희귀질환 치료제를 대상으로 하며, 개발 회사에는 △임상시험 세액공제 및 연구보조금 지원 △신속심사 및 조건부 승인 △허가 심사비용 면제 △허가 후 7년간 시장 독점권 부여 등 혜택이 제공된다.
뒤센 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은 X염색체 유전자 변이로 인한 근세포막 단백질 디스트로핀 결핍으로 발생하는 진행성 근위축 질환이다. 전 세계 남아 약 35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며, 보통 3~5세경 근력 약화가 시작된다. 12세 전후에는 보행이 어려워지고, 이후 호흡근과 심근 기능 저하로 조기 사망에 이른다.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으며, 일부 유전자 치료제와 스테로이드 요법이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사용되고 있지만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 최근 유전자 치료제로 승인받은 '엘레비디스'(Sarepta Therapeutics lnc.)는 1회 투약 비용이 약 320만 달러(한화 약 44억원)로 매우 비싸고, 최근 사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에, 안전하고 저비용이면서 다른 치료제와 병용투여가 가능한 경구용 저분자 치료제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애니머스큐어의 AMC8012는 저분자 기반 경구 치료제로, 근육의 근본적인 향상을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을 접목했다. 안전성이 높고 생산·유통 측면에서 확장성이 우수하며, 환자 순응도와 병용 가능성 면에서도 상업화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다양한 기전의 DMD 치료제 개발에 나선 가운데, FDA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MC8012 지정은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증명한 의미 있는 성과다. 배규운 대표는 “이번 지정을 통해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DMD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도록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