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9.15 10:36
- 공기 노출로 손상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10분 만에 재생 성공
- 빠른 재생으로 소재 활용률 높이고 산업 적용 가능성 확대
- 연구 성과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


손상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단시간에 재생하는 기술이 개발돼, 전고체전지 소재 활용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정윤석 교수팀은 공기 노출로 성능이 저하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단 10분 안에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웨이브를 활용해 손상된 고체전해질 표면에 형성된 수화증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현재 국내 전고체전지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높은 이온전도도뿐만 아니라, 유기용매 기반 공정이 가능해 합성이나 입도 제어 등 용매를 활용한 공정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해 분해되고, 표면에 수화층이 형성돼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일반적으로 수분이 철저히 제어된 드라이룸 환경에서만 취급된다. 하지만 미량의 수분이 포함된 건조 공기에서도 열화가 진행될 수 있어, 대량 생산 및 산업 적용 과정에서 큰 제약으로 작용해 왔다.
정윤석 교수팀은 마이크로웨이브를 활용해 공기에 노출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성능을 회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웨이브가 고체전해질 표면에 형성된 수화층을 직접 가열해 제거하는 원리를 활용한다.
특히 용매 기반 공정을 거친 전해질에서는 기존 열처리 과정에서 잔존 유기물이 탄화되면서 전자전도성이 높아지고, 전고체전지에 적용 시 전기적 단락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새롭게 개발된 기술은 잔존 유기물이 포함된 고체전해질에서도 탄화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용매 사용 공정에 따른 제약을 완화하고, 전고체전지의 대규모 제조와 상용화에 보다 유리한 환경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효과 입증을 위해 연구팀은 확산 반사 적외선 분광법(DRIFTS), X-선광전자분광법(XPS), 연질 X-선 흡수분광법(Soft XAS), 저온 투과전자현미경(cryo-TEM) 등의 정밀 분석을 통해 고체전해질 표면의 수분 제거 과정과 화학적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웨이브 처리 후, 수화층을 비롯한 각종 부산물이 효과적으로 제거됐음을 확인했다.
또한 재생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초기 전해질 대비 약 98.3% 수준까지 이온전도도가 회복됐으며, 실제 전고체전지에 적용했을 때도 안정적인 수명 특성을 보여 재생 기술의 실효성이 입증됐다.
정윤석 교수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후보지만, 대기에 취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몇 가지 난제를 안고 있었다.”며, “이번 재생 기술은 단순히 성능을 복구하는 것을 넘어, 전고체전지 산업의 실질적인 대량 생산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알키미스트프로젝트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소재부품기술개발(R&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세대 장보영 박사과정생과 송용배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는 UNIST 이현욱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에너지 기술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9월 1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