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4.05.21 16:00
- 권순단 대표, ‘광운 창립 90주년 기념식’에서 명예학사학위 받아
- 광운분식에서 시작된 40여년의 인연, 광운 동문으로 결실

광운대학교 정문 건너편에 오랜 기간 학생들의 한 끼를 해결해주던 식당이 있었다.
학생들은 여기서 식사를 해결하고 때론 가슴 깊이 품었던 고민을 나누었다. 집안사정으로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형편을 딱하게 여겨 등록금을 선뜻 대신 내주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하는 동문도 여럿이다.
지난 1976년부터 광운분식을 운영해온 권순단 대표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광운분식은 문을 닫았다. 대신 광운대학교 인근에 문을 연 제주본가와 우리집 1, 2호점에서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권 대표가 광운대학교 앞에 자리를 잡고 음식점을 시작한 건 무려 48년 전이다. 그땐, 장사가 뭔 지도 모르고 시작한 일이 평생의 직업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권 대표는 “영업 초만 해도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학생 대부분이 광운분식에 들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과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가 됐다”고 설명했다.
따뜻하게 나눈 한 끼의 정을 잊지 못해 지금도 찾아오는 졸업생이 꽤 많다. 결혼 후 자녀와 함께 오는 졸업생을 볼 때면 오랜 세월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는 권 대표가 들려주는 일화도 인상적이다. “등록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줬더니, 갚지 못해 발길을 뚝 끊었던 학생이 있었는데 졸업 후 찾아와 100만원을 얹어 갚기에 울컥했다”는 권 대표는 “마음고생을 하며 돈을 마련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렸다”고 회상했다.
광운대학교는 지난 5월 20일 동해문화예술관 소극장에서 열린 ‘광운 창학 90주년 기념식’에 권 대표를 초청했다. 40여년간 광운대와 함께 해온 권 대표에게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하기 위해서다. 개인사정으로 당일 참석이 어려웠던 권 대표에 대한 학위수여는 지난 5월 10일 광운대학교 총장실에서 사전 진행됐다. 권 대표는 “광운대학교 명예학사학위를 받게 돼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면서 “지난 2003년 광운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아들과 이제 동문이 됐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