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내가 원하는 기간에 배우고 싶은 것만 골라 공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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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내가 원하는 기간에 배우고 싶은 것만 골라 공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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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1.18 15:16 | 수정 2019.11.19 15:24

숙명여대는 ‘WISE 유연학기제’, ‘캡스톤 디자인 수업’, ‘WINE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학사제도와 교육혁신 프로그램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내가 원하는 기간에 배우고 싶은 것만 골라 공부해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대학가에서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교육목표와 커리큘럼을 설계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학사제도를 유연하게 바꾸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전공에 상관없이 키울 수 있는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존 학문의 칸막이와 학기제 틀을 깨는 파격적 교육실험을 시도하면서 대학가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교육 수요자 중심의 유연한 학사제도 도입
숙명여대는 교육부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과 대학혁신지원사업에 연이어 선정된 것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적 수요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학사제도 개편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이는 학습 선택권을 확대하여 학생 개개인의 행복과 성장을 지원하는 'WISE 유연학기제'라는 형태로 구현됐다.
WISE 유연학기제는 정형화된 4학년 8학기 제도를 탈피해, 한 학기 학사과정을 교육 수요자 스스로 디자인하는 새로운 학사제도다. 예컨대 WISE 유연학기제 중 하나인 집중학기제는 현재 총 16주로 이뤄진 한 학기 학사과정을 전반기, 후반기로 나누어 각각 8주씩 집중 이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가령 전반기에는 융합학부 '아두이노로 배우는 코딩의 세계'를 학습한다. 후반기에는 '창의적 기술' 과목을 이수하여 단기간에 4차 산업혁명 관련 IT 이론을 습득하고, 이론에 대한 이해와 응용능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교과목에 산업 현장의 실무를 경험하는 현장실습,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창업학기, 학생자율설계학기를 결합하는 성장학기제 등이 있다. 휴학생들도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대규모 온라인 공개 수업) 수강으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플러스학기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오중산 대학혁신단장은 "자기주도성장을 지원하는 유연한 학사제도로 학생들은 다양한 학습 선택 기회를 살려 진로 준비에 적극 나설 수 있고, 교원들도 연구 집중 기간 활용으로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숙명여대는 올해부터 '자기주도진로설계프로젝트(이하 자진프)'도 시작했다. 자진프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필요한 전공역량을 고려해 스스로 한 학기 동안의 커리큘럼을 설계하고, 이에 따라 활동하여 결과물을 제출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자율설계 교과목이다. 1학기에는 총 14개 팀이 다양한 주제의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학기 말에는 프로젝트 성과 발표회도 열어 피아노 연주 원리를 활용한 손가락 재활치료 기구를 개발한 재학생 팀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배양하는 캡스톤디자인 수업 확대
플립드러닝, 스마트러닝, PBL, 캡스톤디자인 등으로 일컬어지는 최신 교수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제는 재학생들이 수업을 주도하고, 교수가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의 교과목이 늘고 있다.
숙명여대는 지난 2014년부터 정규 교과목에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도입해 올해 총 52개 과목으로 확대했다. 캡스톤디자인 수업은 '산업 현장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특성상 원래 이공계열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던 교육법이다. 그러나 숙명여대는 한발 더 나아가 인문사회 계열을 포함해 총 25개 학과가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을 개설했으며, 이수 학생 수도 900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는 '영유아 위험 감지 및 알람 기능을 제공하는 IoT 비콘 승하차 서비스', '휴대용 실시간 암 조직 검사기',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을 담은 식물 화분' 등 다양한 아이디어 결과물이 발표됐다. 재학 시절 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회사를 창업한 이효원 씨(25)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3000%가 넘는 펀딩율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청 주최 창업인턴제 선정, 캠퍼스타운 청년창업 페스티벌 1위 등의 실적을 거두고 외부기관의 투자까지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유연학기제
◇무박 2일 해커톤 개최 등 공학리더 역량 키워
숙명여대는 더 많은 여성이 기술교육을 받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자 2017년부터 WINE(Women IN Engineering)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재학생 설문조사를 거쳐 가장 수요가 많은 빅데이터, 코딩,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학습자 수준에 맞춰 개설했다. 주중 야간이나 금요일 주간에 3시간씩 4회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학생들이 학기 중에도 전공 수업과 병행해서 다양한 참여 실습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했다. 진로 탐색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INE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은 여기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심화 프로그램인 WIC(WINE Intensive Course) 해커톤을 통해 여성 공학 리더로서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WIC 해커톤은 사회 수요에 걸맞은 주제에 대해 공학계열과 비공학계열 학생들이 함께 해결함으로써 창의적 문제해결 역량과 협업 역량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2019 WIC 해커톤에서는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접목한 MVP(Minimal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를 제작하고 평가한다. 모두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새로운 생각과 이로운 기술을 모토로 한다.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무박 2일 동안 숙명여대 눈꽃광장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숙명여대 대학혁신단 관계자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학사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교육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역량을 축적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하며, "이를 통해 학생의 행복과 성장을 돕고, 어제보다 새로운 내일로 나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숙명여대는 교내 학생회와 동아리, 리더십그룹에 소속돼 학교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학생들에게 숙명리더십활동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작년 장학금 지급률 21%… 한 명당 350만원씩 받은 셈>
-학생회·동아리 등 리더십 활동 땐 매 학기 수업료의 15%까지 지원
-성적 우수 순헌장학금 받은 학생 대학원 진학 입학금·수업료 면제
숙명여자대학교는 지난해 공시 기준으로 재학생 1인당 장학금 350만원을 지급했다. 등록금 수입 총액과 비교해 측정하는 장학금 지급률은 약 21%다. 이는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높은 수도권 주요 대학 가운데서도 상위권이며 수치 자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장학금 제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숙명리더십활동장학금이다. 교내 학생회와 동아리, 리더십그룹에 소속돼 학교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학생들에게 매 학기 수업료의 15%까지 지원하고 있다. 장애학생의 수업을 돕는 장애학생도우미, 해외 한인입양아들에게 모국의 언어와 문화 등을 전파하는 SIWA 봉사단, 환경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GPS 등 다양한 리더십그룹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순헌, 청송, 백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특히 순헌장학금은 입학금 및 정규 8개 학기 수업료 전액, 기숙사 우선 배정, 학업지원비 매달 100만원 지급, 복수학위 경비 지원, 1:1 개인 멘토교수 지정, 동 대학원 진학 시 입학금 및 전 학기 수업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창업 벤처동아리 또는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창업육성 장학금을 준다. 북한 이탈주민 학생들의 경우 1:1 면담 및 간담회를 열어 학교 적응을 돕고 교육보호 장학금과 새터장학금 등으로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보장한다. 여대 최초의 ROTC를 창설한 대학답게 숙명학군단장학금을 통해 수업료 전액 혹은 50%를 지원한다.
숙명여대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 인재 양성을 위한 정규교육과정 개설 및 커리어박람회 개최 등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 숙명여대 제공
<여대는 취업에 약하다고요?… 취업률 63%, 서울권 여대 중 1위>
-경력개발 중심의 취업 프로그램, 경력관리포털 'SNOWAY' 운영, 학생이 개인 활동 실적 입력하면 어떤 분야 역량 쌓을지 추천해줘
-글로벌 기업과 산학협력, 세계 1위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AWS와 손잡고 IT 인재 양성
- 취업 선배들과의 네트워크 눈꽃멘토링·졸업생 모임 연계 등 여러 업종서 일하는 동문과 교류
숙명여자대학교가 올해 초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발표에서 취업률 63%를 기록해 서울권 여대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유지취업률(2차)에서도 86.7%로 1위에 올라 취업의 질과 양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흔히 말하는 '여대는 취업에 약하다'는 인식을 깨고, 숙명여대가 탄탄한 성과를 내고 있는 비결은 ▲학생 경력개발 중심의 취업프로그램 시행 ▲미래 유망분야 기업과의 적극적인 산학협력 ▲취업 선배들과 탄탄한 네트워크 형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력개발 중심의 취업 프로그램
숙명여대는 정부의 청년고용창출을 위한 대학일자리센터와 IPP형 일·학습병행제를 모두 운영하고 있다. 대학기업가센터 주관대학, SK청년비상 프로그램, 캠퍼스 CEO 육성사업 등 다양한 취·창업 관련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돼 여러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학일자리센터에서는 취업과 진로 관련 1:1 상담은 물론 찾아가는 취업특강, NCS직무역량스쿨, 글로벌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 모의 면접, 취업대비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교적 차원에서 숙명행복상담주간을 열어 학생들의 성장과 진로지도,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 현재 대기업에 근무하는 동문이 참여하는 1:1 상담 부스와 야외 피크닉 형식의 간담회를 개최해 총 16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했다.
숙명여대 재학생들은 이와 같은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 활동 사항을 모두 'SNOWAY'라는 경력관리포털시스템에 기록한다. SNOWAY는 본인의 커리어 방향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각종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추천하고, 이를 수행한 활동실적을 DB로 축적해 자신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앞으로 어떤 분야의 역량을 쌓는 데 집중할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주는 역할이다. 같은 진로 목표를 세운 학생들과 직무역량을 비교해볼 수 있고, 자신이 수행한 경력개발 활동을 공유하거나 피드백을 받으며 서로의 정보를 긍정적으로 확대 재생산한다.
◇산학협력으로 IT 인재 양성
숙명여대는 세계 1위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긴밀한 산학협력으로 우수 IT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대학에서는 마땅한 교육과정이 부족했다. 2017년부터 AWS와 AWS 에듀케이트 프로그램 가입 및 해당 프로그램 활용에 관한 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AWS 에듀케이트는 미국 카네기멜론대, 코넬 테크, 아일랜드 국립대학 등 전 세계 1500여 대학에서 활용하는 클라우드 전문 인력 교육프로그램이다. 정규 교과과정에 개설한 클라우드 컴퓨팅 과목은 이미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강했고, AWS가 인증하는 자격증반도 비교과 과정으로 운영해 지난해에만 60명이 이수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관련 분야 취업까지 연계하는 커리어 박람회도 최근 주최하면서 산학협력을 통한 취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는 IT 전공자에 한정된 클라우드 컴퓨팅 교과목을 공대 학생 전체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예체능 전공자를 포함한 모든 학생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취업 선배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
숙명여대는 오랜 시간 쌓아온 취업 데이터를 토대로 여대생들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진로-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프로그램은 현업에 종사하는 선배와의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2015년 시작한 '눈꽃멘토링'은 졸업생들이 먼저 제안한 프로그램으로, 사회 각층에서 활약하는 전문직 동문 100여 명과 학생 70여 명이 '멘토-멘티' 인연으로 묶였다. 인사, 마케팅, 재무, 홍보 등 여러 직무에 종사하는 동문이 후배들과 만나 정보를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입사 3~5년 차의 젊은 졸업생들이 만든 모임 'SYL(Sookmyung Young Ladies)'이 주최하는 선배와의 간담회도 인기가 높다. 입사가 당면 목표인 학생들에게 기업의 최신 트렌드와 양질의 입사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당사자들이 멘토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옥경영 경력개발처장은 "2003년 CEO와 전문직 종사자들을 멘토로 초청해 학생들과 이어주는 '자문 멘토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교수와 제자를 잇는 평생 지도 교수제를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이끌고 밀어주는 독특한 멘토링 문화가 자리 잡았다"며 "남성에 비해 여성의 선후배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숙명여대에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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