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8.19 10:31
| 수정 2019.08.19 10:39

지난 8월 16일 경기도 화성 YBM연수원에서 한성손재한장학회 제정 제2회 한성과학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3개 분야에서 젊은 과학자에게 시상하는 한성과학상은 상패와 상금 5,000만원 및 부상이 수여됩니다.
제2회 한성과학상 물리학 분야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민범기 교수가 수상하였습니다. 민 교수는 인공 구조체의 배열로 구성된 메타물질과 전자기파 사이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이를 이용하여 전자기파의 다양한 특성을 제어하는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화학 분야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화학과 한순규 교수가 수상하였습니다. 한 교수는 생합성 가설에 기반한 합성 전략을 통해 학계의 난제로 여겨지던 포스트-이보가 및 이합체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 천연물의 화학적 합성에 성공하여 학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생명과학 분야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가 수상하였습니다. 이 교수는 리보핵산(RNA)의 품질 조절로 건강 수명을 증진하는 생명과학의 원리를 밝힘으로써 노화 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였습니다.
민범기 교수는 “ 칼텍에서 박사과정 학생으로 재학할 당시 물리학과의 한 저명한 교수님께서 30여 년 전에 쓰셨던 본인의 전공 분야의 미래를 전망하는 내용의 논문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3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논문을 읽어보았을 때, 저는 그 교수가 자신이 해결하고 싶어했던 문제들을 30여 년 동안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왔었다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동시에 연구자로서 장기적으로 연구를 바라보고 긴 호흡으로 문제들을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저는 2009년에 카이스트에 부임을 하여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연구를 시작한지 이제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 그 교수처럼 30년을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보다 멀리 보고 조금 더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 보고자 합니다. 한성과학상 수상을 계기로 연구에 임하는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 앞으로 20여 년 후에는 저 또한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연구자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한순규 교수는 “이 상이 저의 연구 성과가 압도적으로 뛰어나서 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향후 인류에 도움이 되는 최우수 연구 성과를 내어 노벨상을 받으라는 격려이자 채찍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설레임도 있습니다.
제가 중학생 시절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지금처럼 카이스트 교수가 되어 독립된 연구활동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카이스트 교수가 되고 나서는 저자신에게 진정 의미있는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로 임용된지 만 5년이 지난 지금 저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위대한 연구 결과는 인간의 상상력 밖에 있기에 처음에는 예측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작은 미약한 아이디어일지라도 철저하게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다가가다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결과가 나오고, 논리적 확장이 가능하게 됨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그 자신감과 성실성을 이어감으로써 앞으로 훌륭한 연구결과를 더 많이 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승재 교수는 “많이 부족한 저를 수상자로 뽑아주셨기에 앞으로는 연구를 잘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하며, 더욱 정진하여 최고 수준의 과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매니아, 소위 생물덕후였습니다. 지금의 연구자이며 교수인 제 안에는 아직도 백과사전의 동식물이 나오는 부분을 반복해서 읽고, 파브르 곤충기에 심취했던 어린 아이가 들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신기하고 재밌어서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게 되었고 나름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제게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훌륭한 상을 받게 된 것은 저의 연구실에서 실험을 수행한 대학원생과 연구원들의 덕택입니다. 그들이 연구팀의 선수이고 저는 격려하는 감독이기에 실험실 구성원들에게 상이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학계의 부모로서 저를 과학자로 만들어주신 지도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희의 부족한 연구를 화룡점정해주신 공동연구자 분들, 포스텍과 카이스트의 선후배 동료 교수님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저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저의 평생 응원단으로서 서포트해주시는 저의 가족들께 한성과학상을 바치겠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한성과학상(Hanseong Science Award) 소개
제정취지
한성손재한장학회는 설립자인 손재한 선생의 5대 삶의 철학인 ‘애국애족, 백절불굴, 기업보국, 효와 나눔, 인재양성에 깃든 숭고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우리나라에서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조속히 배출되기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2013년 장학회 설립을 하면서 ‘한성손재한과학상(本賞)’을 제정하였습니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경제학 4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는 경우 노벨상금과 동일한 액수의 특별포상금을 지급하기로 정하여 수상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성과학상(Hanseong Science Award)’은 한성손재한과학상(本賞)의 징검다리가 될 상으로 장래가 유망한 젊은 과학자들을 매년 발굴하여 포상함으로써 그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조속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배출되기를 기대하고자 추가로 제정하였습니다.
시상개요
○ 시상분야 :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 시상인원 : 각 부문별로 1인(공동수상 가능)
○ 시상내용 : 상패, 상금 5,000 만원, 부상
○ 수상자격 : 대한민국 국민(대한민국 국적을 소지한 재외국민 포함)으로서 현재 독창적인 연구를 하고 있으며, 장래 발전 가능성이 큰 젊은 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