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한양대, 대학 교육의 로드맵을 제시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한양대, 대학 교육의 로드맵을 제시하다

조선일보
입력 2019.08.12 15:32

'산업연계 문제 해결형 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 실무인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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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학생들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홀로그램 교수님’ 강의를 듣고 있다. 한양대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하이 라이브’라는 이름의 5G가 접목된 텔레프레즌스 수업을 도입했다. 사진은 화학과 김민경 교수가 진행하는 ‘생활 속의 화학’ 수업 장면. / 한양대 제공
대다수의 사람에게 생소한 용어인 IC-PBL이 한양대학교에서 핵심 교육방식으로 떠올랐다. IC-PBL이란 'Industry-Coupled Problem-Based Learning'의 준말로, '산업연계 문제 해결형 교육'으로 번역할 수 있다. 말은 어렵지만, 이 교육의 본질은 학생들이 직접 산업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찾아내도록 하는 데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한양대의 'IC-PBL 혁신'을 짚어본다.

◇IC-PBL 도입, 인력 및 공간 마련으로 '스타트'

한양대
한양대는 책을 통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토론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직접 학생들이 해결하도록 하는 IC-PBL 방식으로 4차 산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한다. / 한양대 제공
지난 3월 한양대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우승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은 창의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학 교육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실제로 김 총장은 ERICA캠퍼스 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7년에 국내 대학 최초로 IC-PBL을 도입했다. IC-PBL은 학생들이 직접 기업 또는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해결 방안까지 모색하는 방식이다. 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2가지 선행 조건이 필요한데, 먼저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알려주고 학생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해 피드백을 제시할 수 있는 산업계 전문가와 PBL을 진행하기 위한 공간이 구축돼야 한다. 또한 학과별로 서로 다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업 진행 방식도 달라져야 하며, 해당 학과에 맞춤형 해법을 제시할 전문가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양대는 2017년 '산업연계교육 자문위원회(IAB)'를 발족하고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전(全) 학과에 각 7~10명의 전문가(서울 총 465명, ERICA 총 371명)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이 자문위원들을 통해 산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 사항을 인재 양성에 반영했다.

PBL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ERICA캠퍼스의 경우, 모든 단과대학에 PBL용 별도 라운지를 설치했으며 서울캠퍼스도 내년까지 총 24개 PBL 전용 강의실을 오픈할 예정이다.

◇IC-PBL이 '안산단원병원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한 사연은?

강창욱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지난 3월, 3학년 과정에 개설된 '통계적 품질관리' 과목을 IC-PBL 방식으로 수업했다. 개강 전 강 교수는 안산단원병원(이사장 김병열)을 방문해 '의료서비스 프로세스 개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안산단원병원 측은 강 교수의 적극적인 설득에 한양대와 한 학기 동안 협업하기로 했으며 5월에는 지속해서 상호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 협약(MOU)까지 체결하게 되었다.

특히 김병열 안산단원병원 이사장은 '부서 간 의사소통 유형에 따른 조직 몰입도 분석' '입원 환자 및 보호자의 손 위생 관련 인식도 조사' '응급실 고객중심 서비스 개선 활동' '전출 사유 분석' 등 프로젝트에 적합한 4가지 주제를 제시하는 등 학생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주제별로 두 팀씩 총 8개 팀이 참가해 문제를 파악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인을 분석한 뒤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입원 환자 및 보호자의 손 위생 관련 인식도 조사'를 주제로 선택한 학생들은 입원 환자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과 손 위생 인식도 조사를 함께 실시했다. 그리고 '병실이나 출입구에 설치된 기존 자동문이 손 소독제 버튼을 눌러야만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바뀌면 손 위생 실천도가 많이 높아질 것'이라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병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병원 로비에 있는 예쁜 장식들이 안내표지판을 향한 시선을 분산시키고 동선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해 놀랐다"라며 학생들의 진지한 참여를 이끌어낸 프로젝트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안산단원병원과의 협업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솔루션을 실제 사례로 적용할 수 있게 해 주는 'IC-PBL'은 앞으로도 한양대의 핵심 교육 방식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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