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 외

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 외

조선일보
입력 2019.03.27 15:24

[화제의 책]

[화제의 책]
문학사상 제공
▶ 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공지영, 손홍규, 편혜영 외 19인|문학사상

이상문학상은 한국 문단에서 하나의 역사로 인정받는다. 신년 벽두에 출간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출간을 기다리는 독자도 수만 명에 이른다. 이상문학상 수상작 자체가 우리 문학사에 불멸의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은 역대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들이 대상 수상 그해에 집필한 '문학적 자서전'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집필하고 수정,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한국문학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상문학상은 해마다 신년 벽두에 수상작을 발표한다. 그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는 '수상 소감'과 함께 '문학적 자서전'을 발표하는데, 이 '문학적 자서전'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독자들에게 여과 없이 말해주는 일종의 자기 고백이다.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작가들이 감정의 심연까지 드러내는 이 특이한 글쓰기가 유별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무도 묻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라도 말해주고 싶은 작가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은 글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숨김없는 내면의 고백을 읽고 있으면, 이 작품을 쓴 작가는 어떻게 소설가로 출발하게 되었을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어떤 책을 읽었을까?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을까? 등등 작가에 대해 막연히 품고 있었던 호기심이 절로 풀린다.

작가들이 살아온 저마다의 이력을 보며 감동하는 이유는 이처럼 한 사람의 작가에 대해 알아보려고 기대했던 것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인간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아무 일 없다는 듯 툭툭 바지를 터는 것 같은 소박함에서부터 한 자리에서 봄과 겨울을 동시에 겪으며 살아가는 일상의 희망과 아픔까지, 한 사람의 작가가 아닌 일상의 소소한 삶을 사는 한 사람의 인간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 시대 최고 작가들의 이야기가 다정하고 소담하게 담겨 있다.

▶ 이야기 한국미술사 |이태호|마로니에북스

[화제의 책]
마로니에북스 제공
미술사학자이자 '서울산수연구소' 이태호 소장이 펴낸 '이야기 한국미술사: 주먹도끼부터 스마트폰까지(이하 이야기 한국미술사)'는 한국미술 통사(通史)를 한 권으로 다룬 최초의 도서다. 2012년 EBS에서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던 강의 '이야기 한국미술사'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

총 20강으로 이뤄진 이 책은 시대 순서로 흘러가는 동시에 생활미술, 고분미술, 도자공예, 불교미술, 조선회화, 근현대미술 등 크게 6개의 유형으로 분류되어 있다.

1~2강 선사시대에서는 민족 미술의 원형을 갖추어 나가는 과정을, 3~4강 삼국시대에서는 나라별 문화의 특징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다룬다. 5강 도자공예와 6~7강의 불교미술에서는 '고졸기-성장기-정점기-퇴락기'의 곡선을 따라 변하는 한국미술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8~15강 조선시대 미술사의 경우, 시기 또는 유형별로 시대의 변화를 이끈 지성들을 담았다.

20세기 전반을 다룬 16~17강은 일본 제국주의 지배 아래에서 우리 근대 문화를 창출하려 했던 노력을, 18~20강은 한국전쟁, 남북분단, 민주주의 운동, 촛불혁명 등 다사다난했던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의 미술사를 살펴본다.

'이야기 한국미술사'는 방대한 우리 미술사를 최초로 총망라한 개괄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텍스트로만 이해하기에 복잡할 수 있는 시대적 변화들을 도판 비교와 같은 생생한 시각적 요소들을 더해 보기 좋게 정리했다.

500여 점이 넘는 도판들은 이 책의 백미다. 도판들 가운데 상당량은 이 소장이 지난 40여년간 미술사학자로 활동하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저자가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를 비롯한 우리 화가들이 화면에 구현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은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인왕산에서 금강산까지 실경과 작품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