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힘든 민간 빅데이터 활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시장 더 이상 없는 것인가?

    • 김범수 연세바른 ICT 연구소 소장

너무나 힘든 민간 빅데이터 활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시장 더 이상 없는 것인가?

조선일보
  • 김범수 연세바른 ICT 연구소 소장
입력 2018.11.21 03:01 | 수정 2018.11.22 10:13

[기고]
연세ICT연구소

김범수 연세바른 ICT 연구소 소장
김범수 연세바른 ICT 연구소 소장
데이터는 디지털 경제의 황금, 석유, 또는 권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디지털 데이터 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내년에 1조원을 투자하여 관련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5만명, 데이터 강소기업 100개 육성이라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공공정보 개방, 빅데이터 센터 설치,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 등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민간의 빅데이터 활용은 너무나 힘들다고 다들 아우성이다.

혹시 우리 생활에 없거나 부족한 데이터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빅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시장이 더 이상 없는 것인가?

해외의 대표적인 데이터처리회사 중 하나인 액시엄(Acxiom)은 7억명 개인에 대해 약 5000개의 개별 특성을 처리하고, 오라클(Oracle)은 개인 20억명에 대해 각각 약 3만개 특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 처리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세계적인 IT기업들도 이러한 데이터처리회사로부터 데이터를 구매하여, 자신들의 온라인 또는 모바일 정책, 광고, 서비스 등이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효과를 내고 있는지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개선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즉, 데이터처리회사가 오프라인에서 수집, 분석한 다양한 정보를 구매한 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온라인 정보와 결합하여 그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데이터 처리에서 주민번호 등을 통한 단순화되고 확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 의사결정을 수행하여 빠르게 IT시스템을 구축하고 처리할 수 있었다. 반면에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데이터처리회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정제되지 않은 불규칙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제대로 된 의미를 찾아내고 연관성을 도출하는 능력을 자신들의 핵심역량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이들은 지난 50여년간 척박한 경쟁환경에서 M&A와 기술 혁신, 다수의 시행착오를 통해 이러한 데이터처리 능력을 다져왔다. 이제는 천편일률적인 전통 시스템으로부터 틸피하여 신뢰할 수 있는 맞춤형 눈높이 서비스로 진화해야 한다.

각 기업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안전하게 수집, 처리, 제공해주는 데이터처리회사도 필요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이러한 데이터처리회사들은 자국의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기 2~5년 전에 해당 국가에 지사를 설치하고, 현지 시장조사를 비롯한 제품 출시 시기, 홍보 방법, 가격, 유통방법 등에 대해 정책적인 제안을 통해 주요 기업의 오랜 파트너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서비스가 부족한 경우, 제조업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주문자개발생산(ODM) 형태로 제품을 생산하여 해외에 납품하는 형태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대한민국에도 데이터 강소기업이 성장하여, 우리기업이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도록 시장정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기업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시장정보를 제공하여 중견기업의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이 적도록 지원하면, 해외진출의 문턱이 낮아지고, 수출의 고부가가치 성과는 높아질 수 있다. 더불어 우리 데이터강소기업들은 소비자와의 투명한 의사소통과 프라이버시 기대의 만족을 통해 신뢰를 쌓음으로써 세계시장에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준비하여야 한다. 앞으로 다가오는 디지털 데이터 중심의 경제에서, 데이터처리기업의 신뢰와 역량이 디지털 데이터 생태계의 활력을 가늠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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