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열정에… 인생 2막이 녹아든다

저 열정에… 인생 2막이 녹아든다

조선일보
입력 2018.07.25 15:29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캠퍼스

"은퇴 후 가만히 앉아 있으면 요즘 말로 '동남아'밖에 더 되겠어요? 그야말로 '동네에서 남아도는 아저씨'인 거죠. 이건 아니다 싶어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했는데, 이 캠퍼스의 도움을 받아 새 명함을 갖게 됐습니다." 이명조(62) 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30여년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은퇴한 그는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여행과 관련된 여러 강좌를 수강한 후 '여행 삼총사'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도시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삶의 보람을 찾고 있다. 직접 발굴한 서울 곳곳의 숨은 여행지와 그 뒷 얘기를 관광객들에게 들려주는 그는 "절반의 남은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다. 계속 전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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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50플러스캠퍼스’는 50세 이상 중·장년층 세대에게 상담, 교육 등을 지원하는 복합공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시 50플러스 재단 제공

'50플러스캠퍼스'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50세 이상 중·장년층 세대를 대상으로 상담, 교육, 일자리 연계, 커뮤니티 활동 등을 지원하는 복합공간이다. 서울시 출자 출연 기관인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이 운영하며, 2016년 5월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 서부캠퍼스(은평구), 중부캠퍼스(마포구), 남부캠퍼스(구로구) 등 세 곳에 캠퍼스가 있으며 2020년까지 3개의 캠퍼스를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각 캠퍼스는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가장 먼저 개관한 서부캠퍼스(은평구 통일로 684)는 중장년 인턴십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공시장 전문가 양성 과정', '행정전문가 양성과정' 등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50 플러스 세대'에게 사회적경제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일상을 경험해보는 '해외에서 살아보기', 작은 책방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골목길 작은 책방 탐구과정', '펫시터 도전하기' 등 색다른 과정이 많다. 서부캠퍼스 졸업자들이 설립한 '루덴스 키친'은 중·장년층의 사랑방으로서 서울 서부지역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

중부캠퍼스(마포구 백범로31길 21)는 교육과 일, 그리고 활동이 연계된 과정을 통해 50플러스 세대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회적기업 경영지원단 과정'을 통해 사회적기업, 청년 스타트업 등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취농-반농 반일 준비과정'을 통해 도시농부가 될 수도 있다. 라디오PD, 온라인 기자 되기 등 미디어 관련 과정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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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50플러스캠퍼스’는 50세 이상 중·장년층 세대에게 상담, 교육 등을 지원하는 복합공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시 50플러스 재단 제공
올해 3월 개관한 남부캠퍼스(구로구 오류로 36-25)는 IT 관련 강좌가 많다. 4차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확장하고자 하는 50플러스 세대의 수요를 반영하는 강좌를 다수 개설하고 있다. 각 캠퍼스의 과정들은 인생재설계학부, 커리어모색학부, 일상기술학부 등 세 학부에 나뉘어 개설된다. 특히 인생재설계학부의 '50+ 인생학교'는 처음 들어온 신입생들이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과정이다.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보고 새롭게 마주치는 인생의 후반기를 어떻게 보낼지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각 기수별로 특별한 모임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중부캠퍼스 고선주 관장은 "100세 시대가 되면서 인생이 길어졌다. 50플러스캠퍼스는 다양한 과정과 활동을 통해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그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이음 과정의 캠퍼스"라고 말했다.

50플러스캠퍼스의 각 과정을 수강한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도 많다. 바로 '보람일자리'다. 사회공헌과 일자리가 결합된 형태로서 보수는 많지 않지만 자신이 쌓아온 재능과 경력을 이용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경희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은퇴 후를 고민하던 50플러스 세대가 우리 캠퍼스 강좌를 통해 인생 2막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50플러스 세대가 새로운 삶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니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의 교육 프로그램은 50세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올해 2학기 수강신청은 다음 달 1일부터 서울시50+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각 프로그램별 일정과 강사, 정원, 수강료 등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선착순 접수 후 9월 3일부터 프로그램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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