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7.03 15:52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유호천 교수와 부경대학교 화학공학부 이은광 교수 공동 연구팀이 ‘자유롭게 분리할 수 있고, 재사용이 가능한 유기 전해질 트랜지스터(Detachable and Reusable Organic Electrolyte Transistor)’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유기 전해질 트랜지스터(OECT)는 소자 수명이 짧아 장기적인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재료 개발, 표면 처리, 전기적 특성 최적화 등의 시도가 이어져 왔지만, 소자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근본적인 수명 개선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를 선택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모듈형 트랜지스터 구조를 설계했다. 이번에 개발된 반도체는 ‘π‐Ion Film’이라는 이름으로, 내부에 금속 메시(mesh) 지지체를 삽입해 기계적 강도를 높였으며, 별도의 접착제 없이 다양한 기판에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여러 차례의 분리·부착 과정에서도 전기적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처럼 자유롭게 분리 및 부착이 가능한 유기 전해질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함으로써, OECT의 수명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팀은 또한 해당 소자가 이온 주입 특성에 기반해 생물학적 시냅스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소자로도 확장 가능함을 확인했다. 시냅스 특성을 활용해 일정 횟수 이상의 신호가 감지될 경우 고혈압을 판별하는 뉴로모픽 센서 회로를 성공적으로 구현했으며, 4비트 인코딩 방식의 레저버 컴퓨팅(Reservoir Computing)을 통해 손글씨처럼 기존 컴퓨터가 인식하기 어려운 이미지도 높은 정확도로 분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유호천 교수와 이은광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별도의 접착제 없이 부착과 분리가 가능한 유기 이온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사례”라며, “생체신호 감지, 이미지 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적 응용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향후 저전력·장시간 구동 트랜지스터, 친환경 전자 플랫폼, 차세대 지능형 센서 소자 개발을 위한 전략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정보통신방송혁신인재양성(인공지능반도체고급인재양성)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재료 및 전자소자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Advanced Materials』 (IF 26.8, JCR 상위 2.2%) 2025년 6월호에 정식 게재됐다. 해당 논문 “Detachable and Reusable: Reinforced π‐Ion Film for Modular Synaptic Reservoir Computing”에는 한양대 이원우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 한양대 유호천 교수와 부경대 이은광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