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기계와 감각을 서로 주고 받는다”

“사람이 기계와 감각을 서로 주고 받는다”

입력 2025.06.10 09:51

한국기술교육대 김상연 교수 연구팀
'피부 촉감을 기계가 이해하고 반응' 탄소 섬유 센서 개발 향후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의료용 임플란트와 통합 가능

▲ 김상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탄소섬유 센서는 매우 유연해서 휘어지거나 돌돌 말 수 있고 다양한 곳에 붙이거나 특정한 곳에 끼워 넣을 수 있다.(왼쪽) 이 센서를 심은 촉감 모터는 사람의 뇌와 촉감을 이어준다.(오른쪽)
사람이 기계를 ‘느낄’ 수 있고, 기계가 사람의 ‘감각’을 읽어낼 수 있다? 
한국기술교육대 김상연 교수(컴퓨터공학부) 연구팀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현실화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구현해 냈다. 연구팀은 ‘유연하고 얇은’ 전기 반응성 탄소섬유를 이용해 피부에 부착 가능한 센서를 구현함으로써 인간의 생체신호와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반응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6월 10일 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 라는 이 분야 최고 SCI 저널 (임팩트팩터 (Impact factor. 인용지수): 23.2)에 온라인 출판되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촉각’이라는 감각을 중심에 둔 인터페이스를 위한 기초기술이다. 기존의 센서들은 딱딱하고 무겁거나 피부에 장시간 부착할 수 없는 물질이 많아 일상생활에서의 연속적인 측정이 어려웠다.
그러나 탄소 천(Carbon Cloth)을 기반으로 한 전기반응성 섬유는 고전도성, 기계적 내구성, 그리고 피부에 밀착되는 유연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 전극은 사람의 땀, 체액, 체온 등 다양한 생리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손끝의 움직임, 접촉, 압력까지도 정밀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저장이나 촉매 분야에서 주로 주목받아 온 탄소 천 소재를 사람과 기계가 감각으로 소통하는 전자 피부 인터페이스의 핵심 재료로 전환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래의 ‘촉각 인터랙션’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번의 기초기술은 뇌파나 신경전달 물질 같은 미세한 신호를 읽어내어 감정 상태나 건강 이상을 즉시 감지하거나, 손끝에 부착된 센서로 사물의 촉감을 인식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햅틱(haptic) 기기로 확장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상연 교수는 “우리는 기술을 만든 것이 아니라 감각을 연구했다. 미래의 센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고, 사람과 기계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말하는 ‘감각의 확장’이란 단순한 생체 신호 측정을 넘어, 피부로 느끼는 접촉이나 압력, 온도 같은 촉감을 기계가 이해하고 반응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유연한 탄소 섬유 기반 감지 소재는 인체 피부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며, 이러한 촉각 정보를 정밀하게 감지하고 해석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1저자인 가네시 박사는 “전기반응성 탄소섬유는 피부에 직접 밀착이 가능하고 유연해서, 착용자의 움직임이나 상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손끝의 접촉, 압력, 체온, 땀 등 복합적인 생리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감정 인식, 햅틱 피드백, 의료 모니터링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연 교수는 “유연 센서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심지어 의료용 임플란트와도 통합이 가능하며, 초저전력으로 작동해 배터리 부담도 적다. 이는 곧 '입는 센서', '느끼는 로봇', '반응하는 환경'이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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