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5.08 16:36

삼육대(총장 제해종)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4박 5일간 경상북도 안동시 일직면 산불 피해 지역에 대규모 봉사대를 파견해 복구 활동을 전개했다.
이번 봉사대는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돕고 지역사회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됐다. 학생 82명, 교수·직원 46명 등 총 128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안동 일직면은 지난 3월 영남권 대형 산불의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다. 당시 강풍을 타고 번진 불길에 마을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20개 마을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고, 1400세대 이상이 주택, 창고, 비닐하우스 등 주요 재산을 잃었다.
삼육대 봉사대는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 직접 들어가 화재 잔해 제거, 농기구 및 작물 정리, 비닐하우스 복구, 파종 지원 등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며 피해 주민들에게 도움을 제공했다.
교직원 선발대는 28일 먼저 현장에 도착해 위험 구조물을 해체하고 통행로를 확보했으며, 철제 잔해와 전선·배관 철거 등 고난이도 작업을 수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학생 봉사대는 29일부터 투입돼 5개 팀으로 나뉘어 분갈이, 환경 정비, 재활용 자원 분류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갔다. 특히 현지 요청에 따라 파종 시기를 놓친 밭에서 농작업도 지원했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봉사대원들은 공동체 정신을 잃지 않았다. 숙소는 지역교회, 민가, 숙박업소 등으로 분산됐으며, 세면은 대중목욕탕을 단체 이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식사는 인근 교회 성도들의 자원봉사로 제공됐다. 불편한 환경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며 지낸 4박 5일간의 일정은 협력과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트앤디자인학과 4학년 문현민 학생은 “작업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모두 함께 힘을 모으는 분위기 덕분에 마음이 단단해졌다”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사회복지학과 3학년 권혁민 학생은 “서류가 아니라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며 “이번 경험이 전공에 대한 책임감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해외 유학생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인도 출신 유학생 조셉 자누(대학원 신학과 박사과정)는 “한국에 와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 봉사는 그 은혜에 보답할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작은 일이지만 실제 피해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 시모노바 나탈리아(영어영문학과 2학년)는 “뉴스로만 보던 현장을 직접 마주하니 마음이 무거웠다”며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제해종 총장과 김용선 부총장도 봉사 현장을 찾아 직접 일손을 도왔다. 제 총장은 “학생들의 표정에서 단순한 경험이 아닌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며 “대부분 자기만을 위해 살아가는 시대에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선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이번 경험이 앞으로의 삶의 태도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정옥 일직면장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준 삼육대 봉사대의 헌신에 큰 위로가 됐다”며 “주저앉고 싶었던 마음에 용기를 얻었다. 여러분의 봉사에 힘입어 마을도 예전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삼육대는 영남권 대형 산불 피해 가구 재학생 전원에게 1인당 최대 100만원의 특별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