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11 09:53
- 불법반출 문화재의 환수를 둘러싼 국제 분쟁, 민법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내다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송호영 교수가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환수 문제를 법률가의 시각으로 분석한 신간 「누가 과거를 소유하는가」를 출간했다.
이 책은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에 의해 약탈된 외규장각 의궤, 아편전쟁으로 원명원을 습격한 영국군에 의해 유럽으로 밀반출된 수많은 중국 문화재 등 역사적 사건 속 문화재의 불법 반출 사례를 시작으로,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국제적 문화재 반환 분쟁의 쟁점들을 폭넓게 다룬다.
저자인 송 교수는 문화재 불법 반출이 단순히 과거사가 아닌, 오늘날 마약·총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국제 밀거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이슈임을 지적하며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법 거래가 더욱 확산되는 상황에 주목한다.
책에서는 다양한 국내외 문화재 환수 사례를 이미지와 함께 소개하고, 그에 따른 법적 쟁점과 국제협약, 국내법 체계, 법제도 개선 방향까지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 교양서와 학술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책은 불법반출 문화재의 환수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관련 종사자나 연구자에게도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송 교수는 “문화재 환수 문제는 단순히 ‘우리 것이니까 되찾아야 한다’는 감정적 접근을 극복하고 보다 복합적이고 체계적인 법적 논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국제 소송은 환수를 위한 ‘최후의 수단(ultima ratio)’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전략적 방법”이라며, “이는 전쟁은 일어나선 안 되지만, 항상 대비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유한다.
이 책은 문화재의 환수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이 ‘법의 언어’로 치러지는 제3차 세계대전에 비견되는 현실을 배경으로, 불법 반출 문화재 환수에 필요한 법적·제도적 대응 전략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규범적 안내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유산의 가치와 소유를 둘러싼 국제 질서 속에서 법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한편, 저자 송호영 교수는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민법 관련 강의를 맡고 있으며, 국제문화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하고 한국재산법학회장 및 한국문화예술법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문화유산의 소유와 반환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대표적인 법학자다. 그는 불법 반출 문화재의 환수 문제에 관한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연구와 자문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저서를 통해 학문적 깊이와 실천적 문제의식을 접목한 문화재 반환 법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있다.